"노출신 배포, 무릎 꿇고 빌게" 녹취록서 공개된 곽현화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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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화 : "감독님 어떻게 된거에요. 동의도 없이 가슴 노출 신을 배포하시면 어떡해요. 무삭제판에 노출 장면을 넣으시면 어떡해요."
이수성 감독 : "직접 만나 상황을, 당장이라도 만나 얘기하고 싶어요.(중략) 어쩌다 이런 바보같은 일을.. 미안합니다. 지금이라도 만나 무릎 꿇고 빌게요."
-곽현화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녹취파일 중에서

을(배우)이 영화와 관련해 제공한 연기 관련된 모든 용역의 결과물은 감독에게 귀속되고, 극장 상영부터 재상영, 윈도우 창구로 2차 저장을 하는 것에 대한 지적재산권 또한 감독이 유일하게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다고 법원이 표준계약서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구두 계약, 녹취록 등은 더 이상 배우를 보호할 수 없다"라며 "출연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현장에서 감독과 논의할 때 그저 구두로 협의해서는 안되고 문언과 날인을 남겨두어야 하지 않겠냐는 현실적인 권리보호방법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3, 4월 경 김형우 프로듀서로부터 이 영화 출연에 대한 연락을 받고 이메일로 시나리오를 확인했다. 곽현화는 당시 문제의 노출 장면이 있어 출연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프로듀서는 이수성 감독과 이야기해보겠다고 했고 그 장면을 빼고 출연하는 걸로 하자며 감독을 만났고, 가슴 노출 장면을 촬영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 감독은 곽현화에게 "여러명의 스태프들을 데리고 이 장면을 다시 찍기 어려운 건 알지 않냐. 나중에 곽현화씨도 이 장면이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이 영화로 연기자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득했다.
곽현화는 문제의 장면을 촬영했고, 극장상영을 위한 편집과정에 참석해 편집본을 봤다. 그는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아 빼달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형사고소를 했고 이수성 감독은 나에게 무고로 맞고소를 했다. 이후 내 무고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나고 이수성 감독의 문제 장면 배포에 대해선 기소가 됐다. 이후 페이스북에 심경글만 올려도 변호사를 선임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괴로웠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수성 감독이 처벌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최소한 그것이 범죄가 아니라고 법원이 판결했다고 해서 그 행위가 도덕적, 윤리적으로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나는 여전히 의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수성 감독은 나를 못만나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한 번도 빠짐없이 형사재판에 갔고 법정에서 발언도 했다. 그러니 내가 온 것을 몰랐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인데 못 만나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어이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곽현화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를 불러 편집본을 보여주고 곽현화가 항의하자 해당 장면을 빼주겠다고 답변한 내용이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IPTV 유포 후 통화에선 곽현화에게 미안하다며 제작사가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는 내용 또한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촬영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든 모두 협의과정에 불과하므로 출연계약서의 내용이 변경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듬해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이 자신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된 '전망 좋은 집' 감독판을 자신의 동의 없이 IPTV, 다운로드 서비스 등에 유료 배포했다며 고소했다.
검찰은 이 감독에게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해 기소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수성 감독도 곽현화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 했지만 곽현화 또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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