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1일 오전 8시49분

자동차 시트와 에어백 등을 제조하는 두올이 전례 없는 공격 투자에 나서고 있다. 2세 경영인 조인회 사장(사진)이 탄탄한 지배력을 구축한 이후 경영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 투자에 박차

[마켓인사이트] '2세 경영 체제' 굳힌 두올… 공격 투자 본격 나서
두올은 지난 1일 스웨덴 자동차 소재 제조업체인 보그스티나를 707억원에 사들였다. 보그스티나는 자동차 시트용 원단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볼보와 폭스바겐 등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01억원, 순이익 64억원을 올린 회사다.

두올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고객층을 넓혀 매출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의존도를 줄여갈 방침이다. 내년이면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80%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과의 접점을 늘려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달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조달한 200억원을 모두 이번 인수에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회사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240억원(공모 규모 62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때 마련한 자금 중 상당액은 중국 현지법인(창저우·충칭)에 넣었다.
[마켓인사이트] '2세 경영 체제' 굳힌 두올… 공격 투자 본격 나서
◆승계 완성 후 본격화된 ‘변화’

조 사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완성된 이후 나타난 변화다. 조 사장은 부사장 시절이던 2001년부터 두올 대표를 맡아왔지만 2010년까지는 직간접적으로 들고 있는 회사 지분이 10%도 안 될 정도로 지배력은 미미했다.

2011년부터 자신이 최대주주인 에어백 봉제업체 IHC를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IHC는 그해 두올산업(8.22%)과 조전기 전 명예회장(7.07%)으로부터 두올 지분을 넘겨받아 1.36%였던 지분율을 16.55%로 높여 2대주주에 올랐다. 2012년에는 조 전 명예회장의 두올 보유 지분 80.26% 중 18.82%를 넘겨받았다. 이어 IHC가 지분 70%를 가진 두올상사가 두올과 합병함에 따라 IHC는 단숨에 두올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조 사장은 지난 2월 별세한 조 전 명예회장의 두올 지분도 상속받아 승계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말 동생인 조승회 씨와 함께 부친이 가진 지분 22.14% 중 절반씩(11.07%)을 나눠가졌다. 이로써 조 사장의 두올 지분율은 0.97%에서 12.04%로 높아졌다. IHC의 보유 지분(30.9%)을 합하면 그가 사실상 지배하는 두올 지분은 42.94%에 달한다.

◆실적 둔화 ‘돌파구’ 될까

업계는 투자에 힘을 싣는 조 사장의 경영전략이 회사 실적을 회복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두올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리며 성장했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주춤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두올은 보그스티나 인수 발표 직후 지난해 2959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3519억원, 내년엔 5343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