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차기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대신 제3의 인물이 낙점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새 이사장 선임이 한 달가량 늦어진 가운데 ‘낙하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거래소는 12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2차 회의에서 이사장 후보를 추가로 공모해 인재 풀을 확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추가 지원자를 받을 예정이다. 이미 지원서를 낸 후보자는 별도로 지원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지난 4일 마감된 이사장 공모에는 김 전 원장을 비롯해 이철환 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위원장 등 내외부 인사 10여 명이 지원했다.

거래소를 비롯해 여의도 증권가는 추천위의 갑작스러운 공모 기간 연장 소식에 술렁였다. 거래소 이사장 공개 모집 기간을 연장한 건 2005년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추천위 관계자는 “이사장 공모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된다는 안팎의 지적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소 안팎에선 “정부가 지역 안배 차원에서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부산 경남지역 출신 인사를 앉히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김 전 원장은 호남 출신이다.

이미 지원서를 제출한 후보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 후보자는 “절차를 무시한 이 같은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추천위는 추가 후보 모집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추천위 관계자는 “지원자가 동의하면 누가 이사장직에 지원했는지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 이사장은 10월 말 확정될 예정이다. 추천위는 26일 공모 기간 이후 서류 심사(10월11일)와 면접 심사(10월24일)를 거쳐 10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