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2일 오후 4시15분

[마켓인사이트] 이랜드그룹 지주사 이랜드월드, 키스톤PE서 1조 조달 추진
이랜드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부터 약 1조원을 투자받는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국내 PEF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자본총계는 1조3294억원이다. 박성수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99.57%(자사주 포함)를 갖고 있다. 키스톤PE가 CPS를 인수한 뒤 보통주로 전환하면 이랜드월드 지분 약 20~30%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키스톤PE는 펀드를 조성해 CPS를 사들일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출자자(LP) 유치는 이미 마쳤고 국내 투자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과 키스톤PE는 연내 거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향후 이랜드월드 상장을 통해 키스톤PE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그룹이 PEF와 손을 잡는 것은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BBB’여서 회사채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6일에도 중국 법인인 이랜드차이나홀딩스 주식과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6월 주력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600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달 말에는 인테리어 자회사인 모던하우스를 팔아 7100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번에 키스톤PE로부터 1조원을 끌어들이면 올 들어 확보하는 자금만 2조원이 넘는다.

이랜드그룹은 새로 끌어들인 돈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랜드월드 차입금 약 5500억원 중 85%가량이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부채다.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면 200% 수준인 이랜드월드 부채비율은 100% 중반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부채비율이 300%까지 올라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던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 이랜드그룹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미리 유치하기 위한 거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영효/김태호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