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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트] 신지급여력제도 적용해봤더니 보험사 '충격'…1조 주식투자 하면 4800억 자본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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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도입 예정

    금융당국, 주식·지분투자에 대해 35~49% 준비금 기준 제시
    기준 완화 호소하는 보험사들 "지분 보유·주식투자 말라는 얘기"
    마켓인사이트 9월12일 오후 4시11분

    [마켓인사이트] 신지급여력제도 적용해봤더니 보험사 '충격'…1조 주식투자 하면 4800억 자본 쌓아야
    금융감독당국이 2021년 보험 부채 시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신(新)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주식 및 지분 투자에 대해 35~49%의 준비금(요구자본)을 쌓는 기준을 제시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필드 테스트’를 했다. 12%의 위험계수를 적용하는 지금보다 주식 투자 손실에 대비해 적립해야 하는 자본이 최대 네 배 이상 늘어나는 강도 높은 규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약 20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9조원에 가까운 준비금을 쌓아야 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자산운용을 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기준 완화를 호소하고 있다.

    ◆신흥국 48%, 선진국 35% 반영해야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에 앞서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주식 투자 시 신흥국은 48%, 선진국은 35%의 주가 하락 시나리오를 반영해 요구자본을 쌓도록 하는 필드 테스트를 지난 4월부터 했다. 비상장 주식, 헤지펀드, 대체투자 등은 지분 가치가 49%까지 하락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 1조원의 재원으로 대체투자 상품에 지분 투자하면 4900억원, 베트남·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상장 주식을 사면 4800억원의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필드 테스트 결과 A보험사는 준비금 규모가 지금보다 열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삼성화재 등 계열사 주식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주식 보유액의 35%(선진국 기준)를 요구자본으로 쌓아야 해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장부가는 지난 6월 말 기준 25조250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대한 준비금만 8조8000억여원이 필요하다.

    금감원이 업계 반발에도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방침을 정한 것은 보험 부채 시가 평가를 기반으로 한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이 2021년 도입되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사 건전성 평가 기준인 지급여력(RBC)비율제는 원가 기반이어서 시가 기반의 지급여력제도가 필요하다. 업계는 유럽이 지난해 도입한 ‘솔벤시Ⅱ’와 국제 보험자본기준(ICS) 내용을 대부분 차용하고 있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유럽과 한국은 보험 시장의 형성 및 발전 과정이 다르다는 점에서다. 한 보험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솔벤시Ⅱ 수준의 건전성 제도가 그대로 도입되면 국내 보험사의 역마진 구조를 타개할 방법이 없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업계, “단계적 도입” 한목소리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으로 쌓아야 할 자본이 급증하면 보험사별 RBC비율은 급락하게 된다. 이 비율은 보험사의 실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구한다. 분모가 커지면 RBC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RBC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금감원은 해당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경영개선권고 등의 제재를 가한다. 보험사들이 준비금을 많이 적립해야 하는 지분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저금리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대체투자 및 지분 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려온 보험사들은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자본시장도 보험산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투자 규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큰손’ 투자자 중 하나인 보험사들이 채권 일변도의 소극적 투자로 돌아서면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주식시장의 수급 여건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며 “규제 강도에 따라 전사적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신지급여력제도의 단계적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알리안츠생명 등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곤 최장 16년의 유예기간을 뒀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예외 규정을 통해 인프라 등 안정적인 장기투자 자산과 전략적 목적으로 보유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준비금 규모를 낮춰줘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지급여력제도가 솔벤시Ⅱ 등 유럽 기준을 상당 부분 차용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감독기준 도입 전이기 때문에 업계 의견을 취합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솔벤시Ⅱ

    보험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입어도 보험금 지급의무를 지킬 수 있도록 준비금을 쌓게 하는 자기자본 규제제도. 주식에 대해 46.5~56.5%의 준비금을 쌓도록 하는 등 리스크 유형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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