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손실 나면 매도 못하고, 이익 생기면 팔고… '처분효과' 함정 탈출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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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처분효과와 조절초점
잠재적 실수 최소화하려는 '예방초점' 성향의 투자자
위험 꺼리고 안전성 선호
자신의 '자기조절' 유형 파악
투자결정에 참고하면 도움
잠재적 실수 최소화하려는 '예방초점' 성향의 투자자
위험 꺼리고 안전성 선호
자신의 '자기조절' 유형 파악
투자결정에 참고하면 도움
지인 추천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A씨. 사자마자 한동안 지인 말대로 주가가 올랐다. “그 친구 말 따르길 잘했어”라며 주가를 확인할 때마다 웃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악재가 터져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그동안 수익은 단번에 사라졌다. 그래도 펀더멘털엔 이상이 없으니 다시 오르겠지라는 생각에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A씨는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됐다.
B씨도 지인 소개로 주식에 투자했다. 처음엔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B씨는 수익을 빨리 확정짓고 싶어졌고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매도한 주식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고 B씨는 돈을 벌고도 찜찜했다.
두 사람 같은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처럼 손실이 생긴 주식을 너무 오래 보유하거나 이익이 발생한 주식을 너무 빨리 매도하는 것을 가리켜 ‘처분 효과’라고 한다. 사람들이 손실 상황에서는 손실을 실현하는 매도를 꺼리고 계속해서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이익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을 피하고 이익을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대학생 대상의 한 연구에 따르면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1개월 뒤 10% 이익이 생긴 상황이라면 ‘매도하겠다’는 사람이 56.1%로 ‘보유하겠다’(43.9%)는 사람보다 약간 많았다. 이에 비해 10%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선 ‘보유하겠다’는 응답이 68.9%에 달하고 ‘매도하겠다’가 31.1%에 그쳤다. 이익 상황보다 손실 상황에서 처분 효과가 더 뚜렷하게 확인된 셈이다.
처분 효과는 개인적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어떤 목표나 기준에 자신의 행동을 맞추려는 것을 의미하는 자기조절의 유형이 무엇이냐가 처분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자기조절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자기조절을 성장, 발전과 관련된 것에 초점을 맞추면 ‘향상초점’에, 안전이나 방어 등에 맞추면 ‘예방초점’에 해당한다. 향상초점은 긍정적 결과를 선호하는 반면 예방초점은 부정적 결과의 부재를 우선시한다. 향상초점은 바람직한 상태에 닿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기회를 포착하려 하고, 예방초점은 바람직한 상태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회피하기 위해 잠재적 실수를 최소화하려 한다. 한마디로 향상초점 성향의 사람은 변화와 위험에 개방적이지만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은 위험을 꺼리고 안정성을 선호한다.
자기조절 유형을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의 연구에서는 ‘나는 관심이 가는 일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편이다’ 등 향상초점 관련 6개 문항과 ‘나는 자라면서 부모님이 반대하실 만한 일이나 싫어하시는 일을 한 적이 있다’ 등 예방초점 4개 문항을 사용해 유형을 파악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기조절 유형에 따라 처분 효과가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향상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이익 상황에서 ‘매도하겠다’와 ‘보유하겠다’가 각각 47.2%와 52.8%, 손실 상황에서 ‘보유하겠다’와 ‘매도하겠다’가 각각 64.3%와 35.7%였다. 이에 비해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이익 상황에서 매도(66.7%)와 보유(33.3%)가 향상초점보다 훨씬 큰 차이를 보였고, 손실 상황에서도 보유(72.7%)와 매도(27.3%)가 향상초점보다 큰 차이를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처분 효과는 손실 상황에서, 그리고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기조절 유형이 향상초점 성향인지, 예방초점 성향인지 따져보고 투자행동에서 생길 수 있는 처분 효과에 지혜롭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B씨도 지인 소개로 주식에 투자했다. 처음엔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B씨는 수익을 빨리 확정짓고 싶어졌고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매도한 주식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고 B씨는 돈을 벌고도 찜찜했다.
두 사람 같은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처럼 손실이 생긴 주식을 너무 오래 보유하거나 이익이 발생한 주식을 너무 빨리 매도하는 것을 가리켜 ‘처분 효과’라고 한다. 사람들이 손실 상황에서는 손실을 실현하는 매도를 꺼리고 계속해서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이익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을 피하고 이익을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대학생 대상의 한 연구에 따르면 1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1개월 뒤 10% 이익이 생긴 상황이라면 ‘매도하겠다’는 사람이 56.1%로 ‘보유하겠다’(43.9%)는 사람보다 약간 많았다. 이에 비해 10%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선 ‘보유하겠다’는 응답이 68.9%에 달하고 ‘매도하겠다’가 31.1%에 그쳤다. 이익 상황보다 손실 상황에서 처분 효과가 더 뚜렷하게 확인된 셈이다.
처분 효과는 개인적 특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어떤 목표나 기준에 자신의 행동을 맞추려는 것을 의미하는 자기조절의 유형이 무엇이냐가 처분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자기조절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자기조절을 성장, 발전과 관련된 것에 초점을 맞추면 ‘향상초점’에, 안전이나 방어 등에 맞추면 ‘예방초점’에 해당한다. 향상초점은 긍정적 결과를 선호하는 반면 예방초점은 부정적 결과의 부재를 우선시한다. 향상초점은 바람직한 상태에 닿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기회를 포착하려 하고, 예방초점은 바람직한 상태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회피하기 위해 잠재적 실수를 최소화하려 한다. 한마디로 향상초점 성향의 사람은 변화와 위험에 개방적이지만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은 위험을 꺼리고 안정성을 선호한다.
자기조절 유형을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의 연구에서는 ‘나는 관심이 가는 일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편이다’ 등 향상초점 관련 6개 문항과 ‘나는 자라면서 부모님이 반대하실 만한 일이나 싫어하시는 일을 한 적이 있다’ 등 예방초점 4개 문항을 사용해 유형을 파악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기조절 유형에 따라 처분 효과가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향상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이익 상황에서 ‘매도하겠다’와 ‘보유하겠다’가 각각 47.2%와 52.8%, 손실 상황에서 ‘보유하겠다’와 ‘매도하겠다’가 각각 64.3%와 35.7%였다. 이에 비해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들은 이익 상황에서 매도(66.7%)와 보유(33.3%)가 향상초점보다 훨씬 큰 차이를 보였고, 손실 상황에서도 보유(72.7%)와 매도(27.3%)가 향상초점보다 큰 차이를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처분 효과는 손실 상황에서, 그리고 예방초점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기조절 유형이 향상초점 성향인지, 예방초점 성향인지 따져보고 투자행동에서 생길 수 있는 처분 효과에 지혜롭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