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회장. (자료 =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 (자료 =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보유중인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의 대부분 주식을 매각한다. 국민연금공단과 미국FI 쪽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12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주주명부 열람이 가능한 3% 주주권만 남기고 롯데쇼핑 등 4사의 주식을 13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주식 매각을 결정한)4개 기업의 미래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3개 기업은 롯데쇼핑과 합병해서는 안되며, 롯데쇼핑이 중국시장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식 매각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은 "회사들의 분할과 합병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의 권리로서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주주제안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조문현 변호사는 "신 전 부회장에게 주주권리 행사를 제안할 때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방안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자세히 밝힐 순 없다"며 "매수청구권 행사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간 신 전 부회장은 롯데 지주 출범을 위한 합병 계획에 반대해 왔다. 지난달 말 롯데쇼핑 등 4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도 반대 주주제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 변호사는 "신 전 부회장에게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라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연금공단과 미국FI가 동조하면 신 전 부회장이 이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연금도 매수청구권 행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 않으면 배임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푸드(12.3%), 롯데제과(4.03%)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롯데쇼핑의 분할합병 비용이 커져 합병 무산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보다 높은 롯데쇼핑과 칠성음료의 주주총회에서만 분할합병에 찬성하고,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주총에서는 기권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확보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반면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앞으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번 주총 때 얘기한 것처럼 주주권리 반대를 행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유주식이 줄어드는 만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긴 힘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DJ 코퍼레이션 측에서 얘기한 신동빈 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간의 만남 성사에 대해선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