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프라이드 / 사진=한경DB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신형 프라이드 / 사진=한경DB
기아자동차 프라이드(사진)가 잇따라 구설수에 올랐다. 신형 출시 무산설과 연기설이 나오면서 ‘국민차’라는 과거 명성으로부터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프라이드를 위협하는 건 동생 격인 스토닉이다. 기아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토닉을 출시한 뒤 수요가 분산될 것이란 우려가 쏟아져 나왔고, 이는 존재감을 흔들어댔다. 더구나 SUV에 밀려 소형 세단 입지가 좁아진 점도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서는 ‘스토닉이 신형 프라이드의 후속 모델이다’, ‘국내 출시가 내년으로 늦춰졌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기아차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프라이드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며 “공을 들여 신차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인 차가 많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가 선보일 신형 프라이드(4세대·수출명 리오)는 지난해 파리 모터쇼서 공개됐으며 현재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올해는 프라이드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다. 국내 출시 3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차가 30주년을 공백기로 보내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출시와 관련한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건 더 뼈아프다.

현대자동차가 중형 세단 쏘나타 3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모델을 내놓고 모터쇼를 연 것과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난다.

1987년 국내에 처음 나온 프라이드는 13년간 단 한차례의 완전변경(풀체인지) 없이 70만1876대가 팔렸다. 2세대 모델은 2005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2011년까지 12만9380대가 팔려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지난 6월 단종된 3세대의 경우 2011년 이후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 5만5027대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수출 효자’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근엔 노후 차량을 복원하는 리스토어 열풍을 타고 1세대 모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기아차는 K시리즈 도입 이후에도 프라이드란 이름만은 지켜왔다. 자동차 브랜드의 역사가 주목받는 시기, 기아차가 프라이드를 공들여 키운다면 진정한 팬을 보유할 수 있지 않을까.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