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
이런 와중에 ‘오라토리오 전문 테너’란 별칭까지 얻으며 오라토리오 본고장인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성악가가 있다. 테너 김세일(40·사진)이다. 그는 16일 국립합창단과 함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멘델스존의 ‘엘리야’ 공연을 펼친다. 김세일은 공연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라토리오는 오직 음악에만 기대기 때문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며 “들으면 들을수록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어 관객도 소설을 읽을 때처럼 많은 생각을 하며 극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세일은 2003년부터 오라토리오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후 유럽 주요 무대에서 바흐 ‘마태 수난곡’ ‘요한 수난곡’의 에반겔리스트(복음서를 집필한 저자) 역을 맡아왔다.
“음악으로만 가사와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부분까지도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선지자 오바디아 역을 맡았다. “엘리야 이야기에 극적인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주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테너의 높고 맑은 목소리로 사람들이 작품에 집중하고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하죠.”
그는 오라토리오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8~9월 서울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마술피리’에선 타미노 왕자 역할을 맡았다. 오는 11월11일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안무가 안남근과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선보인다.
“앞으로도 다른 분야 예술가와 컬래버레이션할 기회가 온다면 얼마든지 도전하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