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과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가운데)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스타트업 거리축제 ‘IF 2017’에서 인슈어테크 기업 스몰티켓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과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가운데)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스타트업 거리축제 ‘IF 2017’에서 인슈어테크 기업 스몰티켓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눈을 감고 잠시만 계시면 피부 타입을 분석해드립니다.”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뷰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룰루랩’이 마련한 부스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셀카’를 찍고 있었다. 이 회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셀카 한 장으로 얼굴 피부를 분석해 알맞은 화장품을 추천해준다. 대학생 이하연 씨는 “창업은 특이한 사람들이 독특한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실생활에 밀접한 기업이 많았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16~17일 서대문구 연세로에선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주최로 스타트업 축제 ‘IF(Imagine Future) 2017’이 열렸다. 창업자와 일반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행사장을 △먹다(푸드테크 등) △즐기다(여행, 놀이 등) △배우다(에듀테크, 원격교육 등) △꾸미다(헬스케어, 뷰티테크 등) △일하다(코워킹스페이스, 협업툴 등) 등 5개의 테마존으로 만들었다. 참여 스타트업은 110여 개에 이른다.

기존에도 스타트업 관련 행사는 많았지만 대부분 업계 관계자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 모델을 설명하는 수준에 그쳤다. 창업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어려웠다. IF 2017은 이 같은 ‘장벽’을 허물기 위한 시도다. 이런 대규모 길거리 스타트업 축제는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은 “벤치마킹할 만한 행사가 없어서 담당자들이 아이디어를 짜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참여한 스타트업들도 잠재적 고객을 만나는 효과가 있었다. 기업용 메신저 ‘잔디’를 만든 토스랩의 여인욱 매니저는 “거리를 지나다니는 직장인들에게 잔디 도입 문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상 셰어하우스 ‘에이블하우스’를 운영하는 코티에이블의 안혜린 대표도 “16일 하루 동안 대학생,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200장 이상 설문지를 받았다”며 “입주 문의도 많았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이틀 동안 8만여 명이 찾았다. 내년부터는 연세대, 이화여대 등 인근 대학과 연계해 축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IF를 한국 대표 스타트업 축제로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행사장을 찾아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체험한 데 이어 구직·구인분야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최 위원장은 “창업 생태계 내 자금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고 활발한 창업·혁신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와 인센티브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우/정지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