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수증기를 식수로 공급
연간 물산업 수출 25억달러
이스라엘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물 관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코헨 장관이 이스라엘의 대표 관수 기업으로 소개한 네타핌은 IoT 기술을 적용한 관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센서로 작물 생장과 토양 상태를 측정한 뒤 관수 시설을 통해 필요한 양만큼만 물과 비료를 주는 방식이다. 네타핌이 지난해 110개국에서 올린 매출은 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기업 수플란트는 토양 및 식물 생장과 기온, 습도 등 날씨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물을 얼마나 줘야 할지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알려주는 솔루션(GBI)을 제공하고 있다.
타카두는 IoT 기술을 활용해 수압·수질, 계량기 결함 등 수도 시설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변수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아미르 펠레그 타카두 최고경영자(CEO)는 “수도 시설의 연식, 규모, 누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연간 30%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등 오래된 도시의 노후화된 시설 관리에 타카두의 IoT 솔루션이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수원(水源) 다양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16㎞ 떨어진 지중해 해변에 있는 IDE테크놀로지의 해수담수화 공장에선 하루 62만7000㎥의 해수를 담수로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워터젠은 공기 중의 물을 모아 정화해서 식수로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출시한 가정용 정수기 ‘제니’는 공기 정화필터로 제거한 물을 따로 모아 정수 과정을 거쳐 하루 25~30L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 워터젠은 최근 인도 뉴델리 중심가 코너트 플레이스에 정수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물산업이 이처럼 발전한 것은 지리적·기후적 여건과 관련이 깊다. 이스라엘은 국토의 60%가 사막으로 이뤄져 있고, 연간 강수량이 한국의 절반 수준(500~750㎜)에 못 미치는 전형적인 물 부족 국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수원 확보를 위해 전쟁까지 치른 경험이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이스라엘 식수의 약 30%를 공급하는 골란고원을 점령하기 위해 시리아와 전쟁을 벌였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물 확보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집중 육성했고, 현재 관련 기업 수는 250여 개에 달한다.
텔아비브=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