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숨겨둔 말 - 신용목(1974~)
빗소리를 꿰매던 뒷산이 조용한 구월 아침이다. 비가 새는 지붕이었던 여름은 뭉게구름으로 몸을 바꾼다. 세상의 사물에게 말 걸고 싶어진다. 빗방울 하나에 금이 가고 싹이 나고 꽃을 틔웠던 시간은 이제 침묵의 계절로 건너간다. 내 속에 숨겨둔 말로 무엇인가 쓰고 싶은 계절이다. 노트와 볼펜을 준비하자. 시집도 읽자.

이소연 시인 (2014년 한경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