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비영리 단체 울마크컴퍼니는 작년 GS홈쇼핑의 패션 자체브랜드(PB)인 ‘쏘울(SO, WOOL)’에 ‘울마크 어워드’를 수여했다. 호주 양모업자들의 단체인 울마크 컴퍼니는 1953년부터 모직(울) 소재를 널리 알린 디자이너들에게 이 상을 주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 패션 브랜드가 울마크 어워드를 받은 것은 쏘울이 처음이다.

쏘울은 GS샵이 2012년 출시한 울 전문 브랜드다. 박중운 GS샵 패션팀 과장은 “당시 홈쇼핑에서 의류상품은 한철 입는 저가 상품이 많았다”며 “이런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고급 소재로 제작해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옷을 판매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고급 소재로 떠올린 것이 울이었다. GS샵은 품질 좋은 울·캐시미어 상품을 홈쇼핑 방송에서 판매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를 물색했지만 마땅한 브랜드를 찾지 못했다. 직접 PB를 내놓은 이유다.

쏘울 제품은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 울 100%, 캐시미어 100% 등 최고급 소재로 제작하면서도 가격이 백화점 브랜드보다 저렴하다. 고급 소재를 호주, 중국, 몽골 등에서 조달해 이탈리아 명품 가공업체에 맡겨 원사를 얻어내는 식으로 원가를 낮췄다. GS샵이 주로 원사를 납품받는 업체는 이탈리아의 보토 쥬세페사다. 아르마니, 로로피아나, 프라다,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에 원사를 납품하는 실력 있는 업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울 전문 의류’라는 새 시장을 개척하면서 매출은 매년 뛰었다. 쏘울은 2015년 760억원, 지난해 8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금까지 2700억원을 벌어들였다. 쏘울 구매자 중 25%는 제품을 재구매한다. 일반적으로 의류 상품 재구매율은 10% 정도. 그만큼 쏘울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말에는 중국 홈쇼핑업체 후이마이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적인 패션 박람회 ‘프리미엄 베를린’에도 참가했다. 백정희 GS샵 브랜드사업부 상무는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가을·겨울 시즌 쏘울이 선보인 대표 상품은 ‘캐시미어 100% 니트 풀오버’다. 흰 염소털만 일일이 빗어 모은 화이트 캐시미어로 제작했다. 가격은 12만9000원. 캐시미어 100% 코트도 100만원이 넘지 않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