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한경 ACE아카데미 글로벌 워크숍 참석자들이 지난 8일 에스토니아 탈린시청을 방문해 현장학습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이화·한경 ACE아카데미 글로벌 워크숍 참석자들이 지난 8일 에스토니아 탈린시청을 방문해 현장학습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글로벌 워크숍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감성·디자인 경영을 위한 국제적 감각을 키웠습니다.”

이화·한경 최고위 창조경영과정(ACE아카데미)의 글로벌 워크숍에 참석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임원 등 수강생들은 경영 혁신에 도움이 될 만한 공부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CE아카데미는 지난 8~14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을 방문하는 글로벌 워크숍을 열었다. 에스토니아는 인터넷으로 주민등록(e-Residency)을 하는 등 대부분 행정업무를 온라인화하고 각종 규제를 풀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중세의 모습을 간직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수도인 탈린시는 지난 8일 시청사에 열린 세미나에서 30여 명의 ACE아카데미 글로벌 워크숍 참가단에 디지털 강국으로 변신하려는 노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알란 알라킬라 주(駐)유럽 탈린대표부 소장은 탈린의 무상대중교통(FPT·free public transportation) 정책을 예로 들었다. 2012년부터 시행한 FPT는 탈린시 거주자를 늘리는 등 재정에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ID카드 정착과 모바일 결제 확대 등으로 행정 전반의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은희 녹십자의료재단 원장은 “탈린시가 FPT를 시행하면서 시민 75%의 동의를 얻고 버스 전용 차선을 늘리며 도심 주차비를 인상하는 등 체계적으로 움직인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경영 혁신을 위해서는 구성원이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입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무상교통 재원조달을 위한 탈린시의 노력이 관심을 끈다”고 평가했다.

당초 한 시간으로 예정된 세미나는 FPT뿐 아니라 조세와 의료보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활발한 토론으로 이어지며 두 시간으로 늘었다. 탈린시는 이날 주말임에도 ACE아카데미의 세미나 요청을 받아들였으며 2018년인 건국 100주년 기념품과 중식까지 제공했다. 알라킬라 소장은 “사전에 ACE아카데미 참석자의 면면을 확인했는데 우리도 토론에서 많은 것을 얻으리라 기대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발트 3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학습하는 시간도 있었다. 지난 10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서진석 라트비아국립대 한국학센터 교수는 “발트 3국이 내년 건국 100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옛 소련의 붕괴에 이어 1991년 남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하면서 독자적 국가임을 인정받은 신흥 독립국”이라고 설명했다. 하성태 한화생명 상무는 “발트 3국을 다 합쳐도 남한의 두 배에 못 미치는 면적에다 인구는 718만 명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틈새시장으로서 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 친환경업체인 자연과환경의 김준수 사장은 “다른 대학의 최고위 과정에도 여러 번 참가해봤지만 ACE아카데미는 수강생 면면이나 글로벌 워크숍 등 교육 과정 등에서 다른 과정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탈린(에스토니아)·리가(라트비아)=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