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인은 백신 접종으로 70~90%가량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노인은 독감과 관련한 합병증을 50~60% 줄일 수 있다. 합병증에 따른 사망률도 80% 정도 줄어든다. 만 65세 이상 노인은 전국 보건소와 정부 지정 병·의원에서 무료로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생후 6~59개월 영·유아도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을 통해 무료로 맞을 수 있다. 6개월에서 8세 사이 영·유아는 두 번 접종해야 한다. 백신이 출시되는 대로 이른 시일에 접종하고 2차 접종은 4주 뒤 받는 것이 좋다.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니더라도 독감 고위험군인 만성질환자, 50~64세 미만 중장년, 임신부 등은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독감 백신을 해마다 접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 매년 다른 형태가 유행하고 면역 지속 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방 범위 넓은 4가 백신 권장
독감 백신은 유행 바이러스의 예방 범위와 면역원성 및 안전성 여부, 허가 기준 충족 등의 기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방 범위에 따라 크게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나뉘는데 그동안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포함한 3가 백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3가 독감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거나 B형 바이러스 두 종류가 동시 유행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4가 백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4가 독감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야마가타, 빅토리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바이러스로 독감에 걸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4가 독감 백신은 지난해부터 국내외 제약사가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 출하 승인 독감 백신은 9개 제약사다. 이 중 4가 백신 신청 업체는 총 8개사의 9종에 달한다.
유행 전인 9월부터 예방접종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일반 감기는 바이러스가 다양해서 백신이 소용없지만 독감은 특정 바이러스가 원인이어서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는 면역 효과 지속 기간과 독감 유행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독감 유행 전인 9월부터 12월까지 독감 백신을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기까지는 약 2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으로 생긴 항체는 6개월 정도 몸 안에 유지돼 면역 효과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10월 말 전에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은 2015년 국내 허가를 받은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다. GSK는 세계 최초의 4가 백신이자 출시 후 미국이나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백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는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가 4가 백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두 회사는 6개월 이상, 만 3세 미만 영유아로 접종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일양약품(테라텍트), 한국백신(코박스인플루4가PF)이 국내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보령바이오파마(보령플루V테트라), 동아에스티(백시플루), 사노피(박씨그리프테트라)가 가세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