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아이폰X'은 비싸도 되지만 '갤노트8'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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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양…가격 반응은 달라
[ 이진욱 기자 ]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 에디션 '아이폰X(아이폰텐)'을 내놨다. 아이폰X는 베젤리스(테두리 없는) 디자인이 적용돼 기존 제품과 외관부터 다르다. 여기에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디스플레이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페이스ID'가 처음으로 탑재됐다. 단말기 후면에는 세로 방향으로 듀얼 카메라가 자리했다. 10주년 기념작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그만큼 가격도 높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아이폰X 출고가는 달러 환산 기준으로 러시아가 1390.3달러(157만5000원), EU가 1376.61달러(155만9000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1279.61달러(144만9000원), 일본이 1018.81달러(115만4000원)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상 최고가다.
아이폰X의 한국 출고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부가가치세와 환율변동 고려시 최소 120만원(64GB)~150만원(256GB)에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애플이 겪고 있는 OLED 패널 등 핵심 부품 공급난이 지속될 경우 국내에선 프리미엄까지 붙을 수 있다. 더 비싸질 가능성도 있단 얘기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아이폰X의 가격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충성 고객들의 경우 가격보다 국내 공급 시기만을 걱정하는 눈치다. 동급 국산 스마트폰의 높은 가격을 대하는 자세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노트8의 경우 65GB는 109만4500원, 256GB는 125만4000원. 같은 256GB를 기준으로 아이폰X보다 25만원 정도 싸다. 그런데도 국내 소비자 사이에선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 '스마트폰 100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등 불만 섞인 말들이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노트8이 아이폰X보다 사양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현재 나온 사양으로 봐선 노트8이 약간 앞선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노트8은 6.3인치, 2960×1440 Super AMOLED, HDR, 532ppi이고 아이폰X는 5.8인치, 2436×1125 OLED, HDR, 458ppi다. 노트8이 숫자상으로 크기나 해상도에서 우위에 있다. 성능은 비슷하다. 아이폰X의 A11 칩은 최소한 기반 성능에 있어선 노트8의 스냅드래곤 835를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 사용시 속도 면에서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낸다. 노트8은 2GB 램인 아이폰X과 달리 6GB 램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카메라 전체 사양은 비슷하지만 조리개 최대구경(개방구경)은 노트8이 조금 앞선다 . 노트8은 조리개값 f1.7이고 아이폰X는 f1.8이다. 카메라 구경이 클수록 렌즈의 밝기도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노트8이 더 우수한 셈이다. 또 노트8은 아이폰에 없는 배경 블러 수준 조정 기능을 제공한다. 가상현실 면에서도 노트8이 아이폰을 앞서는데, 기어 VR 헤드셋 이용시 360도 비디오 시청이나 몰입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폰은 아직 이런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처럼 아이폰X이 노트8을 압도하지 못하는데도 고가가 묵인되는 배경은 뭘까. 바로 '프리미엄' 이미지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초기부터 고가 정책을 통해 아이폰의 고급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원래 비싼 제품이니 비싼 게 당연하지'라는 소비자 심리는 아이폰 가격을 지속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의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꾸준히 가격을 올렸다. 프리미엄 가격대의 제품 위주로 판매해 수익률은 매년 상승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449억9700만달러(50조3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애플이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마케팅적 요소 외에 아이폰이 고가인 현실적 배경도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개발하고 관리한다는 점이다. 하드웨어는 개발하지만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쓰는 삼성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보다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비싼 희금속(rare metal)도 아이폰의 가격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이폰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 주기율표의 103가지 원소 중 절반 가량을 소재로 사용한다. 애플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희금속을 들여오고 대규모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많이 든다.
애플이 10년전부터 시작한 이미지 브랜딩은 아이폰X의 묵인 가능한 '최고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그만큼 가격도 높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아이폰X 출고가는 달러 환산 기준으로 러시아가 1390.3달러(157만5000원), EU가 1376.61달러(155만9000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1279.61달러(144만9000원), 일본이 1018.81달러(115만4000원)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상 최고가다.
아이폰X의 한국 출고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부가가치세와 환율변동 고려시 최소 120만원(64GB)~150만원(256GB)에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애플이 겪고 있는 OLED 패널 등 핵심 부품 공급난이 지속될 경우 국내에선 프리미엄까지 붙을 수 있다. 더 비싸질 가능성도 있단 얘기다.
이런 상황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아이폰X의 가격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충성 고객들의 경우 가격보다 국내 공급 시기만을 걱정하는 눈치다. 동급 국산 스마트폰의 높은 가격을 대하는 자세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노트8의 경우 65GB는 109만4500원, 256GB는 125만4000원. 같은 256GB를 기준으로 아이폰X보다 25만원 정도 싸다. 그런데도 국내 소비자 사이에선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 '스마트폰 100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등 불만 섞인 말들이 나오면서 삼성전자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노트8이 아이폰X보다 사양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현재 나온 사양으로 봐선 노트8이 약간 앞선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노트8은 6.3인치, 2960×1440 Super AMOLED, HDR, 532ppi이고 아이폰X는 5.8인치, 2436×1125 OLED, HDR, 458ppi다. 노트8이 숫자상으로 크기나 해상도에서 우위에 있다. 성능은 비슷하다. 아이폰X의 A11 칩은 최소한 기반 성능에 있어선 노트8의 스냅드래곤 835를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 사용시 속도 면에서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낸다. 노트8은 2GB 램인 아이폰X과 달리 6GB 램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카메라 전체 사양은 비슷하지만 조리개 최대구경(개방구경)은 노트8이 조금 앞선다 . 노트8은 조리개값 f1.7이고 아이폰X는 f1.8이다. 카메라 구경이 클수록 렌즈의 밝기도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노트8이 더 우수한 셈이다. 또 노트8은 아이폰에 없는 배경 블러 수준 조정 기능을 제공한다. 가상현실 면에서도 노트8이 아이폰을 앞서는데, 기어 VR 헤드셋 이용시 360도 비디오 시청이나 몰입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폰은 아직 이런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처럼 아이폰X이 노트8을 압도하지 못하는데도 고가가 묵인되는 배경은 뭘까. 바로 '프리미엄' 이미지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초기부터 고가 정책을 통해 아이폰의 고급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원래 비싼 제품이니 비싼 게 당연하지'라는 소비자 심리는 아이폰 가격을 지속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의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꾸준히 가격을 올렸다. 프리미엄 가격대의 제품 위주로 판매해 수익률은 매년 상승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449억9700만달러(50조3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애플이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마케팅적 요소 외에 아이폰이 고가인 현실적 배경도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개발하고 관리한다는 점이다. 하드웨어는 개발하지만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쓰는 삼성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보다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비싼 희금속(rare metal)도 아이폰의 가격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이폰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 주기율표의 103가지 원소 중 절반 가량을 소재로 사용한다. 애플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희금속을 들여오고 대규모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많이 든다.
애플이 10년전부터 시작한 이미지 브랜딩은 아이폰X의 묵인 가능한 '최고가'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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