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과세기준안 대체로 수긍…보수 개신교계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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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수용ㆍ後대안 제시 전제 검토" vs. "정부가 언론플레이"
기재부, 종교계 의견 수렴해 10월 말 확정 종교계는 기획재정부가 주요 교단에 배포한 종교인 과세 세부기준안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과세에 전향적인 진보 개신교·불교·천주교는 '선(先) 수용-후(後) 대안 제시'를 전제로 검토에 들어갔다.
종단 내에서도 종사자들의 소득을 파악하며 과세·비과세 항목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보수 기독교계는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는데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정문 스님은 19일 "종교인 과세 시행에 이견이 없다.
종단에서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정부 초안을 보니 과세기준이 복잡한 건 우려된다.
불교 특성을 고려해 조금만 간소화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다른 조계종 관계자는 "예를 들어 '국가법령에 의한 학교와 기관에서 공부할 때만 비과세가 인정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경우 사찰 내 승가대학 등 전통적인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는 스님의 교육비는 과세 대상이 된다"며 "실무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리국장 류한영 신부는 "천주교는 1990년대부터 세금을 내왔다.
종교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금을 내는 건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류 신부는 "종교별로 형편이 다르고 과세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운용의 묘를 살려서 기존에 세금을 내지 않던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개신교 내부에서는 이견이 있다.
진보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과세기준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보수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여전히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한기총을 주축으로 구성된 '종교인 과세 대책 테스크포스' 간사위원 박요셉 목사는 "종교계와 협의된 내용이 아닌데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과세 기준상 '기본급'의 범위에 목회활동비와 사역지원비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 "목회 활동은 종교활동인데 그걸 과세 대상으로 삼으면 되겠느냐"며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NCCK 정의평화국장 강석훈 목사는 "목회활동비·사역지원비·접대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이 개인이 아닌 교회에 귀속되는 것임을 증명하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종교활동을 침해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 목사는 "종교인의 소득 형태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정당국의 노력이 느껴졌다"며 "시행 초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화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10월 말까지 섣불리 최종안을 확정하지 않고 종교계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종교계에 배포된 건 그야말로 초안이다"라며 "불교계의 전통교육기관 학자금 문제 등 각종 세밀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6∼7일 종교인 소득에 근로소득세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되 필요경비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공제한다는 내용의 과세기준안을 각 교단에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
기재부, 종교계 의견 수렴해 10월 말 확정 종교계는 기획재정부가 주요 교단에 배포한 종교인 과세 세부기준안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과세에 전향적인 진보 개신교·불교·천주교는 '선(先) 수용-후(後) 대안 제시'를 전제로 검토에 들어갔다.
종단 내에서도 종사자들의 소득을 파악하며 과세·비과세 항목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보수 기독교계는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는데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정문 스님은 19일 "종교인 과세 시행에 이견이 없다.
종단에서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정부 초안을 보니 과세기준이 복잡한 건 우려된다.
불교 특성을 고려해 조금만 간소화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다른 조계종 관계자는 "예를 들어 '국가법령에 의한 학교와 기관에서 공부할 때만 비과세가 인정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경우 사찰 내 승가대학 등 전통적인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는 스님의 교육비는 과세 대상이 된다"며 "실무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관리국장 류한영 신부는 "천주교는 1990년대부터 세금을 내왔다.
종교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금을 내는 건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류 신부는 "종교별로 형편이 다르고 과세 이후 불이익을 받을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운용의 묘를 살려서 기존에 세금을 내지 않던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개신교 내부에서는 이견이 있다.
진보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과세기준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보수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여전히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한기총을 주축으로 구성된 '종교인 과세 대책 테스크포스' 간사위원 박요셉 목사는 "종교계와 협의된 내용이 아닌데 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과세 기준상 '기본급'의 범위에 목회활동비와 사역지원비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 "목회 활동은 종교활동인데 그걸 과세 대상으로 삼으면 되겠느냐"며 "종교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NCCK 정의평화국장 강석훈 목사는 "목회활동비·사역지원비·접대비 등 실제 지출한 비용이 개인이 아닌 교회에 귀속되는 것임을 증명하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종교활동을 침해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 목사는 "종교인의 소득 형태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정당국의 노력이 느껴졌다"며 "시행 초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화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10월 말까지 섣불리 최종안을 확정하지 않고 종교계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종교계에 배포된 건 그야말로 초안이다"라며 "불교계의 전통교육기관 학자금 문제 등 각종 세밀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6∼7일 종교인 소득에 근로소득세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되 필요경비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공제한다는 내용의 과세기준안을 각 교단에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