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세계 리튬 광산 쓸어담는데… 정부는 "공동구매로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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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니켈·리튬 확보 비상
해외 광산 확보 못한 한국 배터리업계
'해외 자원개발=비리 사업' 낙인 찍어
광물공사 자본잠식 방치…투자 올스톱
광산 확보 못하면 배터리 사업기반 '흔들'
해외 광산 확보 못한 한국 배터리업계
'해외 자원개발=비리 사업' 낙인 찍어
광물공사 자본잠식 방치…투자 올스톱
광산 확보 못하면 배터리 사업기반 '흔들'
“전기자동차 혁명이 금속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가 가장 주시하는 금속은 코발트다.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정도가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매쿼리리서치는 올해는 수급을 겨우 맞출 수 있겠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공급량이 각각 885t과 3205t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근혜 정부의 ‘업보’?
코발트와 리튬은 오래전부터 전기차 시대의 핵심 광물로 여겨졌다. 2009년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 국영기업 코미볼과 리튬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포스코, LG상사, 유니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어느 나라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밑바닥에 침전된 리튬을 추출해낼 기술이 없었다. 광물공사와 포스코는 염수를 화학 반응으로 분해해 1개월 내 리튬을 추출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후발주자로 참여한 한국이 중국, 일본, 캐나다 등을 제치고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업은 바로 좌초됐다. 볼리비아 정부가 광물자원공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들을 내세운 가운데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권 차원의 수사가 시작되면서다. 결국 볼리비아는 2013년 7월 한국과의 계약을 파기한 뒤 중국과 리튬 배터리 공장 건설 계약을 맺었다. 2010년엔 LG상사와 GS에너지(당시 GS칼텍스), 광물자원공사가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지난해 철수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멀리 달아나는 중국
LG화학과 삼성SDI는 리튬 가공업체인 엘앤에프와 한국유미코아로부터 리튬을 공급받는다. 이들 가공업체는 중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현지 업체로부터 리튬을 전량 수급하고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리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로 리튬 이온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자국 내 리튬 광산은 물론 호주, 캐나다 지역의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는 적극적이다 못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시세의 10배를 부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 최대 리튬 가공 업체인 톈치리튬은 2014년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인 호주 텔리슨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며 세계 최대 리튬 광산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장시성의 간펑리튬은 지난 5월 호주 리튬 생산업체 필바라미네랄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손발 묶인 광물자원공사
테슬라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자국 종합 상사로부터 리튬을 수급받고 있다. 이토추상사와 미쓰비시상사, 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내 종합상사는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볼리비아·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으로 진출해 리튬 광산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분석가들이 파나소닉 배터리가 세계 점유율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리튬의 안정적 수급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 컨설팅회사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시몬 무어스 이사는 “향후 3년간 리튬가격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생산 계획 가운데 25%만 현실화돼도 리튬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못한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직접 리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SDI는 리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최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개발사업에서 1차 입찰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내년 1월 최종적 개발 업체로 선정되면 칠레 아타카마 지역의 염호를 개발해 리튬을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광물투자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광물자원공사의 손발이 묶인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이 공기업은 부채가 5조5000억원까지 불어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신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이후 신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희귀 광물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가 가장 주시하는 금속은 코발트다. 공급이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정도가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매쿼리리서치는 올해는 수급을 겨우 맞출 수 있겠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공급량이 각각 885t과 3205t 부족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근혜 정부의 ‘업보’?
코발트와 리튬은 오래전부터 전기차 시대의 핵심 광물로 여겨졌다. 2009년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 국영기업 코미볼과 리튬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포스코, LG상사, 유니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어느 나라도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밑바닥에 침전된 리튬을 추출해낼 기술이 없었다. 광물공사와 포스코는 염수를 화학 반응으로 분해해 1개월 내 리튬을 추출하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후발주자로 참여한 한국이 중국, 일본, 캐나다 등을 제치고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업은 바로 좌초됐다. 볼리비아 정부가 광물자원공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들을 내세운 가운데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권 차원의 수사가 시작되면서다. 결국 볼리비아는 2013년 7월 한국과의 계약을 파기한 뒤 중국과 리튬 배터리 공장 건설 계약을 맺었다. 2010년엔 LG상사와 GS에너지(당시 GS칼텍스), 광물자원공사가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지난해 철수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멀리 달아나는 중국
LG화학과 삼성SDI는 리튬 가공업체인 엘앤에프와 한국유미코아로부터 리튬을 공급받는다. 이들 가공업체는 중국과 칠레, 아르헨티나 현지 업체로부터 리튬을 전량 수급하고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리튬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로 리튬 이온 배터리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자국 내 리튬 광산은 물론 호주, 캐나다 지역의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는 적극적이다 못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시세의 10배를 부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 최대 리튬 가공 업체인 톈치리튬은 2014년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인 호주 텔리슨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며 세계 최대 리튬 광산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장시성의 간펑리튬은 지난 5월 호주 리튬 생산업체 필바라미네랄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손발 묶인 광물자원공사
테슬라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은 자국 종합 상사로부터 리튬을 수급받고 있다. 이토추상사와 미쓰비시상사, 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내 종합상사는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볼리비아·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으로 진출해 리튬 광산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분석가들이 파나소닉 배터리가 세계 점유율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리튬의 안정적 수급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 컨설팅회사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시몬 무어스 이사는 “향후 3년간 리튬가격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생산 계획 가운데 25%만 현실화돼도 리튬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못한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직접 리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SDI는 리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최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의 리튬 개발사업에서 1차 입찰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내년 1월 최종적 개발 업체로 선정되면 칠레 아타카마 지역의 염호를 개발해 리튬을 생산하게 된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광물투자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광물자원공사의 손발이 묶인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이 공기업은 부채가 5조5000억원까지 불어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신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이후 신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희귀 광물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