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바꾼 SSM 생존방식…슈퍼 간판 떼고 '프리미엄 마켓'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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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규제 7년…유통 생태계가 바뀐다
수년간 매장수 '정체'
"점포 늘리기 어렵다면 점포당 매출액 늘리자"
숙성한우·특수채소 등 안 팔던 상품 선보여
가격 대신 품질로 승부…"소득수준 높은지역 공략"
수년간 매장수 '정체'
"점포 늘리기 어렵다면 점포당 매출액 늘리자"
숙성한우·특수채소 등 안 팔던 상품 선보여
가격 대신 품질로 승부…"소득수준 높은지역 공략"
롯데슈퍼는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을 새로 열었다. ‘고급형 슈퍼’란 콘셉트로 기존 롯데슈퍼를 새롭게 단장했다. 일반 슈퍼에서 보기 힘든 ‘프리미엄 상품’을 주로 판다. 축산물 코너에는 청정 목장에 풀어놓고 키운 ‘장수 진심한우’, 50~120일간 숙성시킨 ‘서동한우’ 등을 진열했다. 가격은 100g에 1만원이 넘는다. 이름도 못 들어본 특수 채소도 있다. 루콜라, 차빌, 타임, 오레가노, 세이지, 레몬밤 등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생수 브랜드 50여 개도 진열했다. 오세훈 롯데슈퍼 책임은 “소득 수준 상위 30% 이상으로 건강에 관심이 많고 특별한 것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매장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숙성한우 등으로 차별화
롯데슈퍼는 작년부터 프리미엄 매장을 냈다. 롯데슈퍼 도곡점이 1호 프리미엄 매장이다. 일반 롯데슈퍼를 리모델링했다. 이어 문정점, 공덕점도 바꿨다. 전략은 말 그대로 프리미엄 전략이다. ‘저렴한 가격’에서 ‘좋은 품질’로 이동했다. 경쟁상대는 백화점 지하 식품관이다. 이곳보다 더 고급스럽게 꾸미는 게 목표다. 채소는 100% 유기농만 팔고, 견과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볶아서 준다. 수산물 코너 매장을 크게 넓힌 것도 특징이다. 전복은 알이 큰 ‘대자’만 들여 놨다. 수족관에 있는 생선은 구워달라고 하면 오븐에 넣고 그 자리에서 구워준다. 현장에서 조리해 바로 판매하는 것이 매장 원칙이다. 쌀도 그 자리에서 도정을 해준다.
다른 슈퍼에서 볼 수 없는 상품도 많다. 프랑스 냉동식품 전문 브랜드 띠리에가 대표적이다. 띠리에의 냉동 찐야채, 달팽이 요리 등 100여 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출점 규제로 돌파구 마련
롯데슈퍼가 프리미엄 슈퍼란 전략을 세운 것은 출점규제 영향이다. 최근 3년간 증가한 롯데슈퍼 매장은 3개에 불과하다. 많을 때는 1년에 50~60개를 내기도 했다. 전통시장이 있거나 영세 상인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이런 곳에 점포를 내려면 상권영향평가서, 지역협력계획서 등을 제출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점포를 내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에도 서울 용산에 신규로 내려다 지역 상인들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 출점 규제로 롯데슈퍼의 연 매출은 2조3000억원 안팎에서 최근 3년간 정체다.
점포 숫자를 늘리기 어려워지자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제품을 고급화하고 기존에 안 팔던 상품을 들여 놓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슈퍼는 기존 매장 465개 중 5%가량은 프리미엄마켓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도 프리미엄 전환
신세계는 롯데에 앞서 프리미엄 슈퍼 매장을 냈다. 출점 규제가 시행된 2012년 프리미엄 슈퍼 ‘SSG’를 냈다. 2003년에 ‘스타슈퍼’란 이름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시험적으로 열었던 것을 10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그해 부산 해운대와 서울 청담동에 2곳을 연 뒤, 2015년 목동점을 추가로 열었다.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 각각 PK마켓이란 이름의 새로운 프리미엄 마트도 열었다. PK마켓은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그 자리에서 잡은 수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명소’가 됐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서울 한남점과 서래마을점을 고급화했다. 별도 프리미엄 매장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기존 점포 상품 구성만 바꿨다.
각 유통사들이 프리미엄 슈퍼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모든 매장을 이렇게 바꾸기는 힘들다. 가격대가 기존 점포에 비해 30~40% 비싼 만큼, 소득 수준이 높은 일부 지역에 한해 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슈퍼도 양극화 추세가 강해 가성비가 정말 좋은 상품이거나, 품질이 아주 좋은 상품이 주로 팔린다”며 “프리미엄 슈퍼가 사업 초기여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100%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은 100% 유기농 채소를 쓴다. 경기 광주시 등 인근 지역에서 수확한 ‘로컬푸드’ 위주다. 세제, 아이스크림 등 100% 유기농을 재료로 쓴 바이오존도 운영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롯데슈퍼는 작년부터 프리미엄 매장을 냈다. 롯데슈퍼 도곡점이 1호 프리미엄 매장이다. 일반 롯데슈퍼를 리모델링했다. 이어 문정점, 공덕점도 바꿨다. 전략은 말 그대로 프리미엄 전략이다. ‘저렴한 가격’에서 ‘좋은 품질’로 이동했다. 경쟁상대는 백화점 지하 식품관이다. 이곳보다 더 고급스럽게 꾸미는 게 목표다. 채소는 100% 유기농만 팔고, 견과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볶아서 준다. 수산물 코너 매장을 크게 넓힌 것도 특징이다. 전복은 알이 큰 ‘대자’만 들여 놨다. 수족관에 있는 생선은 구워달라고 하면 오븐에 넣고 그 자리에서 구워준다. 현장에서 조리해 바로 판매하는 것이 매장 원칙이다. 쌀도 그 자리에서 도정을 해준다.
다른 슈퍼에서 볼 수 없는 상품도 많다. 프랑스 냉동식품 전문 브랜드 띠리에가 대표적이다. 띠리에의 냉동 찐야채, 달팽이 요리 등 100여 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출점 규제로 돌파구 마련
롯데슈퍼가 프리미엄 슈퍼란 전략을 세운 것은 출점규제 영향이다. 최근 3년간 증가한 롯데슈퍼 매장은 3개에 불과하다. 많을 때는 1년에 50~60개를 내기도 했다. 전통시장이 있거나 영세 상인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이런 곳에 점포를 내려면 상권영향평가서, 지역협력계획서 등을 제출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점포를 내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에도 서울 용산에 신규로 내려다 지역 상인들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 출점 규제로 롯데슈퍼의 연 매출은 2조3000억원 안팎에서 최근 3년간 정체다.
점포 숫자를 늘리기 어려워지자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제품을 고급화하고 기존에 안 팔던 상품을 들여 놓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슈퍼는 기존 매장 465개 중 5%가량은 프리미엄마켓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도 프리미엄 전환
신세계는 롯데에 앞서 프리미엄 슈퍼 매장을 냈다. 출점 규제가 시행된 2012년 프리미엄 슈퍼 ‘SSG’를 냈다. 2003년에 ‘스타슈퍼’란 이름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시험적으로 열었던 것을 10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그해 부산 해운대와 서울 청담동에 2곳을 연 뒤, 2015년 목동점을 추가로 열었다.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 각각 PK마켓이란 이름의 새로운 프리미엄 마트도 열었다. PK마켓은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그 자리에서 잡은 수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는 ‘명소’가 됐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서울 한남점과 서래마을점을 고급화했다. 별도 프리미엄 매장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기존 점포 상품 구성만 바꿨다.
각 유통사들이 프리미엄 슈퍼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모든 매장을 이렇게 바꾸기는 힘들다. 가격대가 기존 점포에 비해 30~40% 비싼 만큼, 소득 수준이 높은 일부 지역에 한해 가능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슈퍼도 양극화 추세가 강해 가성비가 정말 좋은 상품이거나, 품질이 아주 좋은 상품이 주로 팔린다”며 “프리미엄 슈퍼가 사업 초기여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100%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은 100% 유기농 채소를 쓴다. 경기 광주시 등 인근 지역에서 수확한 ‘로컬푸드’ 위주다. 세제, 아이스크림 등 100% 유기농을 재료로 쓴 바이오존도 운영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