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발 묶인 7년…중형마트가 '골목대장'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로 슈퍼마켓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하는 틈을 비집고 식자재마트, 도매마트, 할인마트 등의 이름을 단 중대형 슈퍼마켓이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은 구멍가게를 대체하며 골목까지 들어섰다. 추가 출점이 사실상 어려워진 대기업들은 고급화와 차별화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대형 슈퍼마켓의 급성장이다. 도매상과 일부 소매업자가 운영하는 중형 마트는 전국에 6만 개가 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싼 가격과 다양한 제품이 이들의 강점이다. 매장 규모가 1000㎡ 이하라 규제도 받지 않는다. 뉴타운 등의 분양이 몰리면서 대규모 상권이 생긴 것도 중형 마트를 성장시킨 계기가 됐다. 연매출 100억원 이상 마트도 2500개에 달한다. 탑마트를 운영하는 서원유통은 작년에 자산 10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더 작은 골목은 편의점이 ‘접수’했다. 편의점은 구멍가게 간판을 CU GS25 세븐일레븐 등으로 바꿔놨다. 2010년 2만 개가 안 되던 편의점은 지난해 3만 개를 넘어섰다. 롯데와 신세계가 운영하는 SSM은 프리미엄 슈퍼로 변신했다. 전국 8만여 개 골목 슈퍼들은 협동조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대형마트와 SSM을 전통시장 주변에 사실상 출점하지 못하도록 거리 제한을 뒀다. 2012년부터는 의무휴업일도 지정했다. 이런 규제로 슈퍼마켓 시장은 지각 변동을 일으켰지만 애초 목표로 한 소상공인 보호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보라/안재광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