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HTC 스마트폰 부문 일부 인수…하드웨어 미련 못버렸나?
구글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의 스마트폰 사업 일부를 11억 달러(약 1조2460억원)에 인수한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HTC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와 인력 일부를 1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HTC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HTC의 거래는 2018년 초 완료 예정이다.

구글의 인수 대상에 HTC의 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인수액은 모두 현금으로 지불되며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어 내년 초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HTC는 현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향후 스마트폰 라인업과 VR(가상현실) 기기인 바이브(VIVE) 사업은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까지 HTC는 지금까지 넥서스원, 넥서스9, 픽셀, 픽셀 XL 등 하드웨어 개발에서 구글과 협력해왔다.

구글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 서비스 사용 확대를 위해 하드웨어 보급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사업 전략 강화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재화한 하드웨어 보급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 스피커, 가전 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심어놓은 것도 이러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구글은 오는 4일에는 신규 하드웨어인 '픽셀2', '구글 홈 미니' 등을 공개한다. 이 또한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전략의 과정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수는 모토로라를 매각한지 3년만이다. 구글은 하드웨어 강화를 목적으로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3년만에 레노버에 매각했다. HTC 인수는 구글이 다시 하드웨어 부문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CS인사이트 제프리 블래버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사례를 보면 이번 거래가 의심스러울 수 있지만 구글은 이번 투자로 소중한 디자인과 기술 원천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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