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전문가들 "금융산업의 위기…핀테크가 해결책"
"금융 혁신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특히 핀테크(금융+기술)는 은행업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기회를 줄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입니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점점 더 많은 스타트업 기업과 비금융인들이 금융산업에 뛰어들면서 새롭게 뜨고 있는 기술로 현존하는 금융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특히 핀테크 기술은 몇 년 전부터 국제금융기관 대표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마코토 시바타 미쓰비시UFJ은행 글로벌 혁신팀 수석 애널리스트)

금융 산업의 위기를 놓고 개혁을 요구하는 금융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핀테크를 해결 방안으로 꼽았다.

금융감독원은 서울시와 공동으로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4차 산업 혁명이 변화시킬 금융산업의 생태 환경을 논의하기 위한 '2017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에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게오르그 켈 아라베스크 회장, 타케지로 스에요시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특별 자문위원 등 국내외 경제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금융산업이 대면 거점주의 영업에서 비대면․온라인 영업으로 진화하는 등 금융 플랫폼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 시장은 "최근 세계는 지정학적, 정치적 긴장과 불확실성이 어느때 보다 높은 상태에서 경제 회복 또한 지연되고 있다"며 "금융 산업은 경제 발전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도 "지금은 그간 경험하지 못한 4차 산업 혁명 속에서 새로운 경제․금융질서를 수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빅데이터, 블록체인, 생체인식과 같은 첨단 기술은 금융산업의 전 분야에서 기존 질서를 뒤 흔드는 '게임체인저'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신흥 핀테크 강자들은 기존의 은행 상품 분야에 10~40% 수익과 20~60% 이윤을 위협하고 있다.

제프 갤빈 맥킨지 파트너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존에 정의된 은행 및 보험 상품 분야에서 단순히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고객의 니즈를 기반으로 하고 금융 및 비금융분야(주택, 자동차, 건강 등) 전반을 가로질러서 디지털화와 융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산업 변화의 주류로 떠오른 핀테크 육성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이 고려돼야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이몬 워터포드 시드니 위원회 정책 담당 이사는 "핀테크 강국으로 꼽히는 호주도 규제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며 "세계적으로도 아직 눈에 띄는 핀테크 기업 브랜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적인 인재들을 핀테크 비즈니스로 이끌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스 메켈 룩셈부르크포파이낸스(룩셈부르크 재무부 산하기관) 대표도 "금융중심지들 또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부문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략을 고안해 내야만 한다"며 "역사책을 보면 뒷전으로 밀려난 금융중심지들의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우려했다.

국내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핀테크를 육성하기 위해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규제도 푼다. 최 원장은 "자유로운 혁신환경을 조성함과 아울러 핀테크 기업의 책임있는 혁신을 유도하겠다"며 "인․허가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업 진입장벽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