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B 기업대출 한도 대폭 늘려야 미국 아마존 같은 기업 나온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대형 투자은행(IB)의 기업대출 한도를 대폭 늘려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황 회장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험자본 공급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해 “종합금융투자 사업자의 기업신용 공여한도를 100%로 늘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모험자본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고용을 촉진하려면 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기업대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대출(주식담보대출) 등을 해주면 그만큼 기업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은 대출총량규제가 없다며 대형 증권사에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은행업계에 ‘메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증권업계의 기업대출 한도를 늘려주면 기업금융시장에 큰 자극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험자본은 위험도가 높아 은행이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증권업계가 적극 나서게 되면 자금이 없어 신생 기업들의 기술력과 잠재력이 사장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예를 들어 모험자본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아마존도 설립 초기에는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900만달러의 모험자본을 유치해 회사의 기틀을 닦았다”며 “모험자본이 없었다면 ‘아마존 신화’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자본시장의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모험자본이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증권사들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완화하고 기업공개(IPO) 주관업무 제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파생상품시장 진입장벽 완화,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일몰 연장, 증권사의 외국환업무 확대 허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