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국 자동차의 품질 향상과 일본의 가격 인하가 더 가속화되기 전에 현대차의 최대 강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미래차를 선보여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갯플라이(gadfly·잔소리꾼) 칼럼을 통해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 등 양대 시장을 정비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했지만 이것은 첫 단추일 뿐”이라며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현대차는 지난 2일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총경리(대표)에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이어 16일에는 미국판매법인(HMA) 최고경영자(CEO)로 이경수 사장을 선임했다.

블룸버그는 “LG와 SK 등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이 빠르게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재편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거의 한 것이 없다”며 “배당을 높이기 위해 현금을 쌓아두는 전략도 오히려 시장의 평가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르노닛산그룹이나 메르세데스벤츠가 미래차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지출을 늘리면서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점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현대차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은 현대차가 웅크리기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릴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는 위기 극복 방안으로 우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신차를 중국 기업들의 품질 개선, 엔저(低) 수혜를 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가격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에 더 빠른 속도로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또 그 신차는 현대차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그동안 성장해온 비결인 ‘가성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시장 흐름이 바뀔 때를 대비해 미친 듯이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현대차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