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그림이 된 황금빛 논
가을걷이를 앞둔 황금빛 논에서 선녀가 넓은 소매와 긴 치맛자락을 흩날리며 미소짓고 있다. 짙은 갈색의 작물이 선녀의 선을 이루고 연둣빛 보랏빛 작물들이 선녀의 형상을 메웠다. 중국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의 가을 들판 풍경이다. 이 지역에서 쌀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매년 논에 작물로 수를 놓는다. 모심기 전부터 신중하게 그림을 디자인하고 그에 맞는 색깔과 높이로 자라날 품종을 골라 심는다. 관광객 유치 목적이란다. 추수할 때쯤 되면 그림이 드러나면서 논은 거대한 화폭이 된다. 어린 모종을 심고 키워내는 농사 자체가 예술이므로 농부는 본래부터 예술가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