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생산성이 낡은 개념? 혁신은 효율에서 나온다
흔히 사람들은 ‘생산성’이라는 개념이 창의적인 영역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비효율적이더라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는 브레인스토밍이 혁신기업과 맞는다고 여긴다. 하지만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은 높은 생산성을 추구한 결과 시대를 앞서나가는 제품과 비즈니스를 선보였다. 일상적인 업무와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과감하게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확보한 것이다.

일의 조직혁신 전문가이자 인재 양성 컨설턴트인 이가 야스요는 《생산성》에서 “생산성 향상에 무관심한 기업이 연달아 혁신을 일으키는 기적은 없다”고 단언한다. 조직 전체가 생산성 향상을 의식해야만 혁신이 일어나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매출을 올리는 방법으로 사원을 더 오래 일하게 하는 ‘구시대적 경영’을 하는 회사, 혁신을 위해 결과 없는 회의를 반복하고 의미 없는 보고서를 양산하는 회사들을 사례로 든다. 이들 회사는 하나같이 직원들이 의미 없는 일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해 생산성 하락을 겪었고 혁신도 나오지 않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반면 윗사람에 대한 보고 등 일상적인 업무 절차를 간소화한 기업들은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결과를 창출한다. 업무 절차 간소화를 통해 확보한 시간을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에서 일하는 독자가 바로 실행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업무 기술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새로운 업무를 추진할 때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설명한다. 가령 직장상사는 새로운 업무를 맡은 부하직원에게 “관련 정보를 모두 모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 이미지화한 출력물을 갖고 업무에 꼭 필요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해야 한다.

저자는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직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부하직원의 자질이 향상되면 팀 전체의 성과도 당연히 오른다”며 “성과를 올리는 데 바빠서 부하직원을 교육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미국의 혁신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롤플레잉 교육’도 제안한다. 참가자가 역할을 분담해 실제 업무 현장을 재현하면서 배우는 ‘역할을 연기하는 형식’의 훈련이다. 저자는 “이런 훈련을 통해 부하직원의 ‘판단하는 힘’을 키워주는 게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