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임은 분명하나 긴축 행보가 빨라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ed의 보유자산 축소 결정은 어느 정도 금융시장이 예상한 것이었지만 연내 추가 금리인상 시사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긴축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현지시간으로 20일 Fed는 FOMC 회의를 마친 뒤 4조5000억 달러(약 5078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현재 1.00∼1.25%에서 동결했고, 기존 금리 전망은 유지했다. 경제 전망치(점도표)는 올해 안으로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연구원은 "자산가격 과열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 같은 결정이 이뤄졌다"며 "미 정부의 긴축기조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 채권 및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일부에서는 자산가격의 과열 혹은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그는 "Fed가 3분기 허리케인 피해보다는 4분기 허리케인 복구 수요 효과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며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의 연임 불확실성, 내년 초 실시가 예상되는 감세정책 등이 매파적 결정에 영향을 줬으리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은 유동성 축소와 함께 정책금리 인상이라는 긴축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연내 혹은 12월 추가 금리인상이 미 연준의 추가 긴축행보가 더욱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점도표를 통해 이미 올해와 내년에 3회의 정책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고 이러한 기조가 변화된 것이 아니다"고 해석했다.

이어 "옐런 의장이 2%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이 미스터리라고 언급한 것처럼 물가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은 Fed의 긴축 행보가 추가로 빨라질 가능성을 내리는 요인이다"고 짚었다.

달러화 약세 흐름은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과 감세안 실시 기대감이 당분간 달러화의 추가 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

그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위험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10월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시사 등 달러화 약세 요인도 잠재해 있다"며 "달러화는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