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중국 경제, '시장'이 주도하는 확실한 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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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 확대 절실한데
상반기 외자유치 줄곧 감소
규제완화 계획 제대로 이행 땐 경제잠재력 100% 발휘 가능
질 높은 성장 지속하려면
외국기업 시장접근성 개선해야
63개 업종 투자 제한은 과도
상반기 외자유치 줄곧 감소
규제완화 계획 제대로 이행 땐 경제잠재력 100% 발휘 가능
질 높은 성장 지속하려면
외국기업 시장접근성 개선해야
63개 업종 투자 제한은 과도
중국 정부는 올해 내내 경제적 세계화와 대외 개방을 촉진하기 위한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유는 명백하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큰 혜택을 누려 왔다. 중국 경제의 현재 상황도 외국인들의 투자 확대를 필요로 한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중국 정부의 대외 개방 확대 정책을 적극 환영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뭔가 아쉬운 감이 있다.
중국 공산당은 2013년 열린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3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 개혁·개방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경제 분야에서 의미 있는 개혁·개방 조치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중국은 투자와 무역 분야에서 시장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연설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중국 시장을 보다 투명하고 기율있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말 중국 국무원은 ‘5호 문건’을 통해 시 주석이 약속한 시장 개방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지난 8월에는 ‘39호 문건’에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유럽상공회의소는 국무원이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해 올 들어 내놓은 두 문건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들 두 문건은 중국이 향후 단기에서 중기까지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청사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규제 완화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면 중국은 자신의 경제적 잠재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해외 투자에 대한 개방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불명예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실시한 주요국의 해외 투자에 대한 개방도 평가에서 중국은 전체 62개국 중 59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동안 중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액은 줄곧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그래서인지 중국 정부도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올바른 길과 잘못된 길이 있다.
유럽 기업들은 설비 투자가 필요할 때 또는 시장 수요가 충분할 때 투자한다. 특정 지역에서 단기적인 혜택을 준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유럽상공회의소가 올해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56%가량이 시장접근성 문제가 개선되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국무원 문건이 약속한 대로 중국 시장에서 외자 기업과 중국 기업들 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면 중국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이는 유럽상공회의소가 그동안 중국 정부에 일관되게 요구해온 것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대 국유기업 간 합병 사례들을 보면 이런 바람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 같다. 국유기업 합병으로 자본과 시장에 대한 특권적인 접근성이 보장된 초거대 기업들이 다수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특권적인 접근성은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해외 기업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제약 분야에서는 지난 몇 년간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 중국 보건당국이 규제를 정비하고, 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덕분이다. 이런 접근법은 농업과 음식료업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10월1일부터 중국에 식료품을 수출하려면 수출국 정부로부터 위생 검사 인증서를 발급받아 첨부해야 한다. 위험성이 낮은 식료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위험성이 낮은 식료품에까지 위생 검사 인증서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행에 어긋난다. 식료품 수입이 심각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중국 정부는 새로운 외국인 투자 제한 업종 목록을 발표했다. 목록에 따르면 63개 업종은 여전히 외국인들의 투자가 제한된다. 투자 제한 업종이 너무나 광범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 업종에도 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 제한과 관련된 세부적인 규제 몇 개를 고친다고 해서 중국의 대외 개방도가 의미 있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중국의 회사법을 뜯어고치는 것이 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회사법에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을 차별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중국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끝난 뒤 국무원이 발표한 대외 개방 확대 방안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것을 기대한다. 또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상호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도 진행되길 희망한다. 이는 중국과 주요국 간에 형성된 긴장과 갈등을 완화시키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것이다.
시장이 주도하는 경제 시스템을 위한 개혁 작업은 중국 경제가 장기간 질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또 중국 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유럽상공회의소는 경제적 세계화의 진전이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 제휴
원제=China needs concrete reform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매츠 하본 < 주중유럽상공회의소 대표 >
중국 공산당은 2013년 열린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3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 개혁·개방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경제 분야에서 의미 있는 개혁·개방 조치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중국은 투자와 무역 분야에서 시장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연설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중국 시장을 보다 투명하고 기율있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말 중국 국무원은 ‘5호 문건’을 통해 시 주석이 약속한 시장 개방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지난 8월에는 ‘39호 문건’에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유럽상공회의소는 국무원이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해 올 들어 내놓은 두 문건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들 두 문건은 중국이 향후 단기에서 중기까지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청사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규제 완화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면 중국은 자신의 경제적 잠재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해외 투자에 대한 개방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불명예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실시한 주요국의 해외 투자에 대한 개방도 평가에서 중국은 전체 62개국 중 59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동안 중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액은 줄곧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그래서인지 중국 정부도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올바른 길과 잘못된 길이 있다.
유럽 기업들은 설비 투자가 필요할 때 또는 시장 수요가 충분할 때 투자한다. 특정 지역에서 단기적인 혜택을 준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유럽상공회의소가 올해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56%가량이 시장접근성 문제가 개선되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국무원 문건이 약속한 대로 중국 시장에서 외자 기업과 중국 기업들 간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면 중국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이는 유럽상공회의소가 그동안 중국 정부에 일관되게 요구해온 것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대 국유기업 간 합병 사례들을 보면 이런 바람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 같다. 국유기업 합병으로 자본과 시장에 대한 특권적인 접근성이 보장된 초거대 기업들이 다수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특권적인 접근성은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해외 기업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제약 분야에서는 지난 몇 년간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 중국 보건당국이 규제를 정비하고, 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 덕분이다. 이런 접근법은 농업과 음식료업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10월1일부터 중국에 식료품을 수출하려면 수출국 정부로부터 위생 검사 인증서를 발급받아 첨부해야 한다. 위험성이 낮은 식료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위험성이 낮은 식료품에까지 위생 검사 인증서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행에 어긋난다. 식료품 수입이 심각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중국 정부는 새로운 외국인 투자 제한 업종 목록을 발표했다. 목록에 따르면 63개 업종은 여전히 외국인들의 투자가 제한된다. 투자 제한 업종이 너무나 광범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 업종에도 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에 비해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 제한과 관련된 세부적인 규제 몇 개를 고친다고 해서 중국의 대외 개방도가 의미 있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중국의 회사법을 뜯어고치는 것이 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회사법에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을 차별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상공회의소는 중국이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끝난 뒤 국무원이 발표한 대외 개방 확대 방안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길 것을 기대한다. 또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상호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도 진행되길 희망한다. 이는 중국과 주요국 간에 형성된 긴장과 갈등을 완화시키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것이다.
시장이 주도하는 경제 시스템을 위한 개혁 작업은 중국 경제가 장기간 질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또 중국 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유럽상공회의소는 경제적 세계화의 진전이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 제휴
원제=China needs concrete reform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매츠 하본 < 주중유럽상공회의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