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2 지진, 6차핵실험 여파 가능성은? … 자연지진 vs 인공지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韓 자연지진 vs 中 폭발…기상청 "中 판단근거 알지못해"
유엔기구 "2차례 지진 있었다…6차핵실험 후 붕괴와 비슷"
23일 오후 5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성격을 놓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자연지진이라고 분석했지만, 중국 당국은 폭발에 의한 지진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분석 차이는 이번 지진의 원인이 20일 전인 이달 3일 있었던 인근 풍계리 핵실험의 여파에 따른 붕괴 또는 함몰일 수 있다는 추정과도 무관치 않다.
당시 핵실험 당시 함몰 지진이 발생했던 것처럼 핵실험이 일으킨 인공지진의 후속 붕괴 지진이란 의견이다.
횟수에 대해서도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서는 두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반면, 우리 기상청은 한 차례만 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혀 혼선이 있다.
◇자연지진 vs. 인공지진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기관의 분석이 다른 이유에 대해 우리 기상청은 "중국 측이 그렇게 판단한 근거를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기상청은 지진 분석에 대한 기본 메커니즘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처음에 규모 3.0으로 파악했다가 3.2로 상향 조정하고 진원 깊이를 2㎞로 판단했다.
지진파를 분석해 전형적인 자연지진이라고 결론냈다.
발생 이후 수 시간 추가로 정밀 분석을 했지만, 자연지진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이번 지진에서는 자연지진에서 나타나는 P파와 S파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면서 "또 인공지진이 일어나면 흔히 음파가 나타나는데, 기상청이 운영하는 강원 양구와 철원의 음파관측소에서는 이날 음파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지진관측기관인 국가지진대망(CENC)은 이번 지진을 규모 3.4로 파악하면서, 진원의 깊이를 0㎞로 발표했다.
CENC는 특히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폭발이 의심된다는 '의폭'(疑爆)이라는 말을 썼다.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중국의 추정대로 폭발로 인해 발생했다면,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CENC는 폭발의 근거를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분석관은 "중국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관측망을 통해서 지진을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도 북한 내에는 관측망이 없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관측망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우리와 같이 이번 지진에서 P파와 S파를 모두 파악했을 텐데 폭발을 얘기한 점은 의문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중국의 판단 근거를 알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중국이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에 대해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6차 핵실험 여파 붕괴지진?
이번 지진은 이달 3일 북한이 풍계리에서 감행한 6차 핵실험과 관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핵실험은 인근의 지반을 약하게 하는 등 통상 지각 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적인 지진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 이달 3일 오후 12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진앙 북위 41.30도, 동경 129.08도)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약 8분 뒤 남동쪽으로 7㎞정도 떨어진 북위 41.252도, 동경 129.123도에서 규모 4.4의 함몰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핵실험 8분 후 규모 4.6, 진원 0㎞의 대규모 함몰 충격파가 감지됐으며 붕괴로 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함몰지진은 핵실험에 따른 갱도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됐다.
23일 지진은 6차 핵실험이 있었던 위치에서 북북서쪽 약 6㎞가량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우 분석관은 "6차 핵실험 당시의 인공지진의 규모라면 그 에너지가 주변에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지진을 6차 핵실험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게 기상청의 입장이다.
우 분석관은 "물리 법칙상으로는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번 지진을 6차 핵실험의 여파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북한 지진에 대한 대부분의 분석 자체가 원거리에서 이뤄진 기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영향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지진, 한 차례인가 두 차례인가
이날 지진의 발생 횟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기상청은 이날 한 차례만 지진이 있었다고 파악한 반면, CTBTO에서는 지진의 발생 횟수를 두 차례로 발표했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UTC 8시29분(한국시간 오후 5시29분)과 그보다 훨씬 작은 UTC 4시43분 등 두 차례 지진이 있었다.
인공지진은 아닌 것 같다.
북한의 6차 핵실험 8.5분 뒤에 발생한 붕괴(collapse)와 비슷했다.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이에 대해 "CTBTO의 발표에는 워딩만 있지, 분석 내용이 없어서 정확히 어떤 근거로 두 차례로 발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우리 관측망에서는 한 차례만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
유엔기구 "2차례 지진 있었다…6차핵실험 후 붕괴와 비슷"
23일 오후 5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성격을 놓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자연지진이라고 분석했지만, 중국 당국은 폭발에 의한 지진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분석 차이는 이번 지진의 원인이 20일 전인 이달 3일 있었던 인근 풍계리 핵실험의 여파에 따른 붕괴 또는 함몰일 수 있다는 추정과도 무관치 않다.
당시 핵실험 당시 함몰 지진이 발생했던 것처럼 핵실험이 일으킨 인공지진의 후속 붕괴 지진이란 의견이다.
횟수에 대해서도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에서는 두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반면, 우리 기상청은 한 차례만 지진이 감지됐다고 밝혀 혼선이 있다.
◇자연지진 vs. 인공지진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기관의 분석이 다른 이유에 대해 우리 기상청은 "중국 측이 그렇게 판단한 근거를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기상청은 지진 분석에 대한 기본 메커니즘은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처음에 규모 3.0으로 파악했다가 3.2로 상향 조정하고 진원 깊이를 2㎞로 판단했다.
지진파를 분석해 전형적인 자연지진이라고 결론냈다.
발생 이후 수 시간 추가로 정밀 분석을 했지만, 자연지진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이번 지진에서는 자연지진에서 나타나는 P파와 S파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면서 "또 인공지진이 일어나면 흔히 음파가 나타나는데, 기상청이 운영하는 강원 양구와 철원의 음파관측소에서는 이날 음파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지진관측기관인 국가지진대망(CENC)은 이번 지진을 규모 3.4로 파악하면서, 진원의 깊이를 0㎞로 발표했다.
CENC는 특히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폭발이 의심된다는 '의폭'(疑爆)이라는 말을 썼다.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중국의 추정대로 폭발로 인해 발생했다면,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CENC는 폭발의 근거를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분석관은 "중국도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관측망을 통해서 지진을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도 북한 내에는 관측망이 없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관측망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우리와 같이 이번 지진에서 P파와 S파를 모두 파악했을 텐데 폭발을 얘기한 점은 의문스럽다"며 "지금으로서는 중국의 판단 근거를 알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중국이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에 대해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6차 핵실험 여파 붕괴지진?
이번 지진은 이달 3일 북한이 풍계리에서 감행한 6차 핵실험과 관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핵실험은 인근의 지반을 약하게 하는 등 통상 지각 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추가적인 지진의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 이달 3일 오후 12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진앙 북위 41.30도, 동경 129.08도)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약 8분 뒤 남동쪽으로 7㎞정도 떨어진 북위 41.252도, 동경 129.123도에서 규모 4.4의 함몰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핵실험 8분 후 규모 4.6, 진원 0㎞의 대규모 함몰 충격파가 감지됐으며 붕괴로 인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함몰지진은 핵실험에 따른 갱도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됐다.
23일 지진은 6차 핵실험이 있었던 위치에서 북북서쪽 약 6㎞가량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우 분석관은 "6차 핵실험 당시의 인공지진의 규모라면 그 에너지가 주변에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지진을 6차 핵실험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게 기상청의 입장이다.
우 분석관은 "물리 법칙상으로는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번 지진을 6차 핵실험의 여파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북한 지진에 대한 대부분의 분석 자체가 원거리에서 이뤄진 기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한 영향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지진, 한 차례인가 두 차례인가
이날 지진의 발생 횟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기상청은 이날 한 차례만 지진이 있었다고 파악한 반면, CTBTO에서는 지진의 발생 횟수를 두 차례로 발표했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UTC 8시29분(한국시간 오후 5시29분)과 그보다 훨씬 작은 UTC 4시43분 등 두 차례 지진이 있었다.
인공지진은 아닌 것 같다.
북한의 6차 핵실험 8.5분 뒤에 발생한 붕괴(collapse)와 비슷했다.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이에 대해 "CTBTO의 발표에는 워딩만 있지, 분석 내용이 없어서 정확히 어떤 근거로 두 차례로 발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우리 관측망에서는 한 차례만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