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BTO 사무총장 트위터에 분석 잠정결과 게재
"자연지진 정황…인위적 폭발에 기인한 지질학적 압력과 관련"

북한 핵실험장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이 직접적 폭발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최근 핵실험에 따른 지질 변화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실험을 감시하는 유엔 산하 기구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라시나 제르보 사무총장은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잠정적 진단을 내놓았다.
핵실험감시기구 "북한 지진, 6차 핵실험 여파인 듯"
제르보 총장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일어난) 9월 3일 발생한 두 번째 지진과 9월 23일 발생한 두 차례 지진을 비교해 지질구조상의 근원을 확인했다"며 "인위적인 지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비활성 단층 지역의 지진 활동"이라며 "(앞에서 말한) 세 지진이 모두 9월 3일 사람이 만든 주요 폭발(북한의 6차 핵실험)에 기인한 지질학적 압력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르보 총장은 이 트윗 발표가 있기 전에 내놓은 분석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이어 발생한 지난 3일 지진과 23일 지진을 비교한 결과 자연지진 정황이 있다며 진앙거리(관측소에서 진앙까지 거리)도 같다고 진단했다.

제르보 총장은 앞서 AFP통신에 "현재 가장 가능한 가설은 이전의 지진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라면서 "(6차 핵실험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감시기구 "북한 지진, 6차 핵실험 여파인 듯"
기상청에 따르면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23㎞ 지역에서는 23일 오후 5시 29분께 규모 3.2의 자연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41.14도, 동경 129.29도로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와 근접한 곳이라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진원의 깊이가 0∼5㎞로 측정돼 긴장을 고조시켰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진원 깊이가 10㎞ 미만이면 인공지진 가능성을 의심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이 지하 6∼7㎞까지 파고 들어가서 폭발물을 터뜨리는 것이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같은 지진을 모니터 목록에 게시하며 지진 규모를 3.5로 발표했다.

이 지진이 발생하기 3시간 46분 전인 오후 1시 43분께에는 규모 2.6의 지진이 같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북한은 지난 3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는 기상청에 규모 5.7의 인공지진으로 탐지됐다.

핵실험 후에 풍계리 근처에서는 규모 4.1의 두 번째 지진이 뒤따른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장재은 기자 bingsoo@yna.co.kr,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