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 상의 간담회서 미 재계와 의견 교환·기류 파악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다시 미국으로 간다.

미국과 협상을 앞두고 상대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미국 내에 한미 FTA에 대한 우호 여론을 쌓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공동위원회를 위해 귀국했던 김 본부장이 이날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산업부는 김 본부장이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출장을 간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치권과 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알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25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D.C.에서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가 주최하는 미국 기업들과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미 상의는 300만개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강력한 로비 단체다.

미 상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에 대해 "미국 일자리를 하나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많은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라며 반대 성명을 내는 등 한미 FTA를 지지해 왔다.

라운드테이블에는 미 상의 회원사 기업들이 참석, 김 본부장과 한미 FTA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기업들은 시장개방 확대나 비관세 장벽 해소 등 한미 FTA에서 개선을 바라는 점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담회는 김 본부장이 미국과 다시 협상하기 전에 미 재계의 기류를 파악할 좋은 기회다.

산업부는 다음 달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와 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한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1차 공동위원회를 열었지만,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에 대해 한국이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분석을 하자고 맞서는 등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2차 공동위원회에서도 일단 양측은 이런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 합의를 하지 못한 1차 공동위원회와 달리 2차에서는 양측이 한미 FTA의 경제효과 분석 병행 등을 전제로 개정 협상 개시에 합의할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

북한의 도발로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미국의 개정 요청을 마냥 무시하거나 통상 분쟁을 촉발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다시 한미 FTA 문제를 꺼내는 등 개정 의지가 확고한 이상 개정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도움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 본부장이 USTR에 2차 공동위원회 개최를 먼저 제안한 것도 이런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금융·경제인과 대화에서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며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종, 한미 FTA 협상 앞두고 미국서 우호세력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