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25일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등 해외에서 수입된 태양광 셀, 모듈로 인해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했다며 국내 노출도가 높은 기업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정연승 연구원은 "무역법 201조에 의거, 10월 3일 관련 청문회가 열리며, 세이프가드 조치 권고문을 11월 13일까지 작성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월 12일까지 최종 결론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세이프가드 결과로 수입산 태양광 셀, 모듈 수입 물량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세부 내용은 권고문이 제출되는 직후, 외부에 공개될 예정이다.

정 연구원은 "이번 세이프가드로 인해 관세율 인상 또는 수입 물량이 제한될 경우, 미국 지역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패널 비용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건설 비용의 20~40% 담당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태양광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태양광 모듈 국가별 수입 비중은 말레이시아 36%, 한국 21%, 베트남 9%, 태국 9%, 중국 8%, 기타가 17%를 차지한다. 한화큐셀, 현대그린에너지, 신성이엔지, 에스에너지 등의 국내 기업은 작년 미국에 12억달러를 수출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 태양광 협회에서는 이번 결정이 전체 태양광 산업에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미국 태양광 설치 업체 및 생산기지가 해외에 있는 모듈 생산 기업 대다수가 이번 결정에 반대해 최종안이 다소 제한적인 관세율 인상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2016년 미국은 14.8GW 규모의 신규 태양광 발전을 설치, 글로벌 수요의 20% 차지했다. 정 연구원은 세이프가드로 셀, 모듈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이는 미국 태양광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결론적으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 성장 둔화 및 공급과잉이 더 악화되는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조치는 국내 셀, 모듈 생산 기업에 악재"라며 "세이프가드 조치가 구체화되는 시점까지 단기적으로는 모듈 가격 상승으로 일시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만 미국 수요 둔화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궁극적으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증권사는 태양광 보다는 경쟁강도가 제한적인 풍력 및 연료전지 기업을 선호한다며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보다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 노출도가 높은 기업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