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에 김창록 급부상
오는 11월 말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은행장을 지낸 민간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지만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등 관료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하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달 밝힌 뒤 최근까진 민간 인사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민간 출신 중에선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김주하 전 농협은행장 등이 거론됐다.

그중에서도 신 전 사장이 유력 후보자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 출신인 신 전 사장은 1967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으로 옮겨 신한은행장을 지냈다. 2009년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올랐다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의 갈등으로 불거진 ‘신한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복귀했다. 30년 넘게 은행업계에 몸담고 있던 ‘정통 뱅커’인 데다 현 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행장, 이 전 행장, 김 전 행장 등도 행장 재임 당시 은행을 잘 이끌었고 인품이 뛰어나 회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손해보험협회가 차기 회장직을 관료 출신에도 개방하자 은행권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은행장은 “정권 초기엔 은행 쪽에 요구하는 사항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정권이나 관가 쪽을 두루 잘 아는 전직 은행장 출신도 문제없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관료 출신 중 선두주자는 김창록 전 총재로 알려졌다. 경남 창녕 출신인 김 전 총재는 현 정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산고 동기다. 재무부 관료 출신인 김 전 총재는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산은 총재를 지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는 물론 현 정부 인사들과도 연이 닿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료 출신으론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