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2거래일간 하루는 가격제한폭인 60% 가까이 올랐다가 다음 거래일엔 30% 이상 하락하는 등 급격히 출렁거렸다. 개별 종목이 아닌 ETF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25일 증시에서 KBSTAR 코스닥150 선물 레버리지는 6715원(37.91%) 내린 1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22일에 이 ETF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7715원에 장을 마쳤다. 개별종목의 가격제한폭은 ±30%이지만, 이 상품은 지수 등락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라 가격제한폭이 ±60%가 적용된다.

22일 마감 후 이 ETF의 기초자산과의 괴리율은 63%에 달했다. ETF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차이를 나타낸다. 괴리율이 작을수록 기초지수의 등락을 잘 반영했다는 의미여서 좋은 ETF로 평가받는다.

이 ETF가 롤러코스터를 탄 데엔 한국거래소가 발동한 변동성 완화장치(VI)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장중에 가격이 6% 변동하면 거래소는 개별 종목에 대해 VI를 발동한다. 22일 동시호가 시간에 해당 ETF의 가격변동폭은 6%를 넘었고, 거래소는 VI를 발동했다.

VI가 발동되면 해당 종목의 동시호가 시간은 2분이 늘어난다. 이후 30초간 거래가 체결된다. 다른 종목들은 3시30분 마감을 하지만 VI 종목은 3시32분30초까지 거래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22일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증권사(LP)들이 호가를 거둬들여 발생했다. 호가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 시장가 매수 주문 50주가 나왔다. 당시 매도 주문은 상한가에 걸어둔 7주가 유일했고, 결국 이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김경학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 부장은 “실수로 상한가에 계약이 체결되면서 발생한 일”이라며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개인에 의한 시세조종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5일 가격이 급락한 건 괴리율을 줄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이날 괴리율은 0.29%로 마감했다. 거래소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주식, ETF 거래 시 시장가 주문보다는 지정가 주문을 할 것을 권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