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유리천장, 깨뜨릴 것이 아니라 없애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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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제참여 확대는 저출산대책 한 축
되레 출산율 높아지고 GDP도 증가할 것
최희남 < IMF 상임이사 >
되레 출산율 높아지고 GDP도 증가할 것
최희남 < IMF 상임이사 >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여성이 직장에서 겪는 보이지 않는 차별인 ‘유리천장’을 깨뜨려야 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위한 과제와 방향을 제시했다.
유명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부터 노동시장에서의 남녀차별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대학교육 이수 비중, 노동시장 참여율, 급료 수준, 보육비용, 출산휴가, 회사 내 고위직 비중 등을 감안해 지수화했다. 한국은 여자의 대학교육 이수 비중이 남자보다 7.2%포인트 낮은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여자가 5.3%포인트 높다. 남녀 간 임금 격차 부문에선 한국은 여자가 남자보다 37% 낮으나 OECD 평균은 15% 낮고, 회사 임원 중 여자 비중은 OECD 평균 17%에 훨씬 못 미치는 2.4%에 불과하다. 조사대상 OECD 29개국 중 5년 연속 최하위의 초라한 성적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과 문화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여자는 가정과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과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높일 수 있는 법과 제도 등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못하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다.
많은 실증분석은 이런 차별이 해소되면 경제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녀가 동일하게 노동시장에 참여하면 미국은 9%, 일본은 12%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소할 대안이 될 것이다. 한국은 노동시장 왜곡을 해소하면 중기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8%포인트 높이고 남녀 격차를 33%나 줄일 것이다.
기술 진보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로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화, 의료, 보건 분야 같은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으로 남자에게 유리한 육체 노동과 형·동생 관계에 기반한 직장문화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결과에 의하면 은행의 여성 임원이 많을수록 부실채권 비율도 낮아지고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져 은행의 안정성이 제고된다.
다른 연구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나면 출산율이 저하될 것이라는 믿음과는 반대로 북구권 국가들은 오히려 노동시장 참여율과 출산율이 같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확충, 남성 육아휴직 기간과 근로시간 선택제 확대 등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복지지출과 연금제도, 조세제도를 적극 활용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가족수당, 육아수당과 같은 복지지출은 보편적인 지출 확대보다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적절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소득세에도 여성 차별적인 항목이 없도록 해야 하며, 세대 중심 소득세에서 두 번째 소득자(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여성의 경제활동 제고 노력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뒤늦게 제기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남녀 평등의 가치는 보편적인 인류 가치다. 유리천장은 깨뜨릴 게 아니라 없애버려야 한다.
최희남 < IMF 상임이사 >
유명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부터 노동시장에서의 남녀차별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대학교육 이수 비중, 노동시장 참여율, 급료 수준, 보육비용, 출산휴가, 회사 내 고위직 비중 등을 감안해 지수화했다. 한국은 여자의 대학교육 이수 비중이 남자보다 7.2%포인트 낮은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여자가 5.3%포인트 높다. 남녀 간 임금 격차 부문에선 한국은 여자가 남자보다 37% 낮으나 OECD 평균은 15% 낮고, 회사 임원 중 여자 비중은 OECD 평균 17%에 훨씬 못 미치는 2.4%에 불과하다. 조사대상 OECD 29개국 중 5년 연속 최하위의 초라한 성적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과 문화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따라 여자는 가정과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과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높일 수 있는 법과 제도 등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못하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다.
많은 실증분석은 이런 차별이 해소되면 경제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녀가 동일하게 노동시장에 참여하면 미국은 9%, 일본은 12%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소할 대안이 될 것이다. 한국은 노동시장 왜곡을 해소하면 중기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을 8%포인트 높이고 남녀 격차를 33%나 줄일 것이다.
기술 진보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로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문화, 의료, 보건 분야 같은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으로 남자에게 유리한 육체 노동과 형·동생 관계에 기반한 직장문화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구결과에 의하면 은행의 여성 임원이 많을수록 부실채권 비율도 낮아지고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져 은행의 안정성이 제고된다.
다른 연구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나면 출산율이 저하될 것이라는 믿음과는 반대로 북구권 국가들은 오히려 노동시장 참여율과 출산율이 같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확충, 남성 육아휴직 기간과 근로시간 선택제 확대 등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복지지출과 연금제도, 조세제도를 적극 활용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가족수당, 육아수당과 같은 복지지출은 보편적인 지출 확대보다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적절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소득세에도 여성 차별적인 항목이 없도록 해야 하며, 세대 중심 소득세에서 두 번째 소득자(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여성의 경제활동 제고 노력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뒤늦게 제기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남녀 평등의 가치는 보편적인 인류 가치다. 유리천장은 깨뜨릴 게 아니라 없애버려야 한다.
최희남 < IMF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