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국내 벤처기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매출이 전년에 비해 6% 증가해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국내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25일 1회 이상 벤처 인증을 받고 경영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국내 기업 6만1301개(벤처 출신 기업)를 대상으로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513개로 전년에 비해 39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벤처천억기업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58개로 집계됐다. 총 513개사 중 중견기업은 전년보다 2개 늘어난 292개, 중소기업은 37개 증가한 221개였다.

처음 벤처천억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광학시트 등을 제조하는 글로텍, 반도체 생산장비 업체 이루자, 가스보일러업체 대성셀틱에너시스, 보톡스로 유명한 메디톡스, 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제약, 봉제완구 및 캐릭터업체 오로라월드 등 58개였다. 탈락한 기업은 61개, 탈락했다가 재진입한 기업은 42개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레이저 등 정밀·광학기기 및 의료 제조업과 세제·화장품 제조업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반면 휴대폰부품과 선박부품업종은 세계 시장 침체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매출이 줄었다. 매출 1조원대 기업도 6개에서 4개로 줄었다. STX중공업, 휴맥스가 빠지고 네이버, 코웨이, 유라코퍼레이션, 성우하이텍만 남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2014~201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벤처천억기업들은 작년 평균 7%의 매출 증가세를 보여줘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