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부문 수상자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오른쪽)과 부인 정진기 씨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으로부터 상장과 상패를 받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전문경영인 부문 수상자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오른쪽)과 부인 정진기 씨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으로부터 상장과 상패를 받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SK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솔루션 회사로 성장시켜 국민에게 자랑이 되고 기쁨이 되는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

제26회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 부문 수상자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5일 시상식에서 “세계인에게 반도체 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다산경영상을 받은 것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첫 번째로 그는 “조선 후기 대표적 지식인이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개혁정신을 본받아 앞으로 SK하이닉스가 더 앞선 기술로 국가와 인류에 공헌하라는 숙제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의미는 창사 이후 34년의 역사를 같이 보낸 SK하이닉스의 모든 임직원과 이 상을 함께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채권단 관리를 받은 SK하이닉스가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임직원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돌이켜보면 SK하이닉스의 역사는 도전 그 자체였다”며 “현대전자에서 시작해 LG반도체와의 합병과 채권단 관리를 거쳐 SK그룹에 편입된 뒤 우뚝 일어서기까지 수많은 시련을 겪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태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하나를 만들려면 수백 개 공정을 거치고 수천 명의 엔지니어, 수만 명의 관련 산업 종사자가 함께 일해야 한다”며 “반도체야말로 혼자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냉혹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소재와 장비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들과 함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급변하는 현재 상황을 다산이 살았던 조선 후기 상황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다산이 뛰어난 학자이자 사상가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동서 문물이 창조적으로 조우한 당시의 환경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다산은 열린 세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는 개혁과 개방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다산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개방과 개혁 속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PC와 모바일 시대를 거치는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반도체 시장이 ‘4차 혁명’이라는 환경 변화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보통신기술(ICT)이 PC에서 모바일로, 다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새로운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이와 연관된 제품 기술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지난 34년 동안 일어난 변화보다 더 큰 변화가 앞으로 5년, 10년 동안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현장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 같은 거대한 ICT산업의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솔루션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과거처럼 범용 제품을 만들기보다 다양한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인에게 반도체 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떠올릴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제품, 앞선 기술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며 “다산이 남긴 소중한 교훈을 마음에 새기며 나 역시 그런 경영자이자 선배로 남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