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한국 시장은 벤츠의 성장 동력… 고급자동차 판매 늘어날 것"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08만 대를 팔아 럭셔리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만 대에 그친 BMW를 제쳤다. 벤츠가 BMW보다 많이 판 건 2004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올해도 벤츠의 1위가 유력시된다.

지난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브리타 제거 벤츠 세일즈·마케팅 총괄 사장(사진)은 “빠르고 유연한 조직 내 의사소통이 성장 비결”이라고 제시했다. 제거 사장은 2013~2015년 벤츠코리아 대표를 지낸 뒤 벤츠터키 대표로 옮겼고, 올해 1월 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 이사회를 구성하는 임원으로 승진했다.

제거 사장은 “영업사원들이 단순히 차를 파는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듣고 본사에 전달하는 것이 활발한 소통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 등 시장마다 다른 특성을 파악해 전략을 세우고 이것을 설계와 디자인에 반영하는 속도가 빨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츠는 2013~2014년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집중적으로 늘려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이후 고성능차 라인업을 확충했고, 이번 모터쇼에서는 ‘모든 차종의 전동화(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전기 구동력 활용)’를 선언하는 등 유연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제거 사장은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전통적 내연기관을 찾는 소비자도 역시 많으며 자율주행차 시대가 와도 운전을 즐기는 이들은 여전히 스스로 운전하고자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SUV나 픽업트럭 등 신제품으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1차적으로 글로벌 세일즈 인력이 우수하다. 영업사원들이 고객을 만나면서 시장의 소리를 듣는다. 각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의견을 모은다. 이것이 신제품 개발의 시발점이다. 현장에서 파악한 정보를 제품에 반영하는 연구개발(R&D) 역량도 뛰어나다. 디자인 분야도 마찬가지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다. 그리고 이런 의사결정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전기차 시장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1회 충전으로 300~4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선택하게 될 것이다. 또 업체들은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벤츠는 소형 SUV 전기차인 EQ GLC를 2019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의 활동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 아파트에 많이 살기 때문에 개인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렵다. 정부가 인프라를 깔아주면 그만큼 보급이 잘될 것이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 EQ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

“벤츠는 고성능 AMG와 럭셔리차인 마이바흐 등 개성을 드러내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EQ는 기술과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에 EQ 브랜드를 달 계획이다. EQ는 나아가 친환경 시스템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국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고급차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직원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영업 일선에서 고객과 잘 호흡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본다.”

▶벤츠의 미래차 전략은 무엇인가.

“벤츠는 다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차라고 해서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등 한 방향으로 갈 수만은 없다. 순수 전기차부터 고성능차까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