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오피니언] 전기차 보조금 차등, 취지는 공감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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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Dimes의 확대경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환경부가 전기차 성능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러 기준을 적용해 최대 200만원의 차이를 두겠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까지 이 기준을 따르면 차등 폭은 더 커지게 된다. 전기차 이용의 불편함을 줄이고 기술 개발을 촉진하자는 차원이다.
보조금 차등은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첫째는 배터리 용량이다. 제조사마다 크기가 다른 배터리를 장착한 만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서다. 두 번째는 ㎾h당 주행 가능한 거리(㎞)를 따진다.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로 보면 연료효율, 즉 연비인 셈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은 하이브리드카에도 적용되는 요소다. 예를 들어 배기량이 1600~2000㏄면 휘발유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L당 14.1㎞를 넘어야 구입 때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2000㏄ 이상은 11.8㎞, 1600㏄ 미만은 15.8㎞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세 번째 기준은 겨울과 여름의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기온이 낮을수록 화학물질의 반응성이 떨어져 생성되는 전기 에너지가 줄어든다. 그래서 겨울에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환경부가 겨울철 주행거리가 여름철의 70% 이상 돼야 보조금을 주겠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배터리가 추위에 약한 것은 인정하지만 제조사마다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기술이라는 의미에서다.
논란은 여기서 비롯됐다. 겨울철 주행거리 기준을 둔 건 한국이 처음이어서 대다수 업체가 미처 준비할 틈이 없었다. 새 기준을 맞추려면 배터리 온도를 높여주는 방식을 바꾸거나 열효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차에서 나오는 모든 열을 회수해 열관리에 사용하는 방식을 쓰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게다가 기준을 바꾸면 기업이 대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어느 날 갑자기 규칙을 바꾸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쏟아졌다.
그러자 환경부도 한발 물러섰다. 1회 주행거리가 200㎞를 넘어설 때는 겨울철에 120㎞(60%) 이상 주행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앞선 기준에 따라 보조금 차등은 유지하되 단거리 전기차라도 제조사가 가격을 내리면 일정 부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전기차 용도가 점차 단거리, 장거리 등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는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과다. 하지만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 열 관리 시스템 개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충전 횟수는 늘겠지만 어디서든 충전이 쉬운 인프라 확대도 불편함을 줄이는 요소다. 제조사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보급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전기차는 새로운 수송 수단이다. 그래서 글로벌 표준이 없고 국가별로 기준이 제각각이다. 충전 방식만 해도 여전히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각자의 방식을 고수한다. 따라서 환경부가 전기차의 열 관리 시스템을 지원 기준 항목에 넣겠다고 한 것 자체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기준을 먼저 적용하면 우리보다 전기차 사용 여건이 열악한 추운 나라에서 제도를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또한 제조사의 히팅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논란은 시점이다. 제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차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보조금 차등은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첫째는 배터리 용량이다. 제조사마다 크기가 다른 배터리를 장착한 만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서다. 두 번째는 ㎾h당 주행 가능한 거리(㎞)를 따진다.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로 보면 연료효율, 즉 연비인 셈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은 하이브리드카에도 적용되는 요소다. 예를 들어 배기량이 1600~2000㏄면 휘발유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L당 14.1㎞를 넘어야 구입 때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2000㏄ 이상은 11.8㎞, 1600㏄ 미만은 15.8㎞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세 번째 기준은 겨울과 여름의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다.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기온이 낮을수록 화학물질의 반응성이 떨어져 생성되는 전기 에너지가 줄어든다. 그래서 겨울에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환경부가 겨울철 주행거리가 여름철의 70% 이상 돼야 보조금을 주겠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배터리가 추위에 약한 것은 인정하지만 제조사마다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기술이라는 의미에서다.
논란은 여기서 비롯됐다. 겨울철 주행거리 기준을 둔 건 한국이 처음이어서 대다수 업체가 미처 준비할 틈이 없었다. 새 기준을 맞추려면 배터리 온도를 높여주는 방식을 바꾸거나 열효율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차에서 나오는 모든 열을 회수해 열관리에 사용하는 방식을 쓰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게다가 기준을 바꾸면 기업이 대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어느 날 갑자기 규칙을 바꾸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쏟아졌다.
그러자 환경부도 한발 물러섰다. 1회 주행거리가 200㎞를 넘어설 때는 겨울철에 120㎞(60%) 이상 주행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앞선 기준에 따라 보조금 차등은 유지하되 단거리 전기차라도 제조사가 가격을 내리면 일정 부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전기차 용도가 점차 단거리, 장거리 등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는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과다. 하지만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 열 관리 시스템 개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충전 횟수는 늘겠지만 어디서든 충전이 쉬운 인프라 확대도 불편함을 줄이는 요소다. 제조사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보급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전기차는 새로운 수송 수단이다. 그래서 글로벌 표준이 없고 국가별로 기준이 제각각이다. 충전 방식만 해도 여전히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각자의 방식을 고수한다. 따라서 환경부가 전기차의 열 관리 시스템을 지원 기준 항목에 넣겠다고 한 것 자체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기준을 먼저 적용하면 우리보다 전기차 사용 여건이 열악한 추운 나라에서 제도를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또한 제조사의 히팅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논란은 시점이다. 제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차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