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간 '말 폭탄 전쟁'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30일 중국을 방문해 북한 미사일·핵문제 해법을 논의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이번 방중은 올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둔 의제 조율의 목적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긴급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 미사일·핵문제를 논의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북핵 책임론'을 제기하며 제재 미흡을 이유로 중국 기업 등을 상대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혀온 가운데 중국은 그에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틸러슨 장관 방중을 계기로 양국 간 팽팽한 기싸움도 예상된다.

27일 중국 외교부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30일 방중 계획을 공개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요청으로 틸러슨 장관이 방중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국빈 방문과 중대한 국제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문 기간에 틸러슨 장관은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한다고 중국 외교부는 확인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3월 베이징 방문 때 왕이 부장과 한반도 정세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북핵 위협을 강조해 제재와 대화 병행을 주장하는 중국측과 시각차를 보였다.

루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의 방중과 동시에 미국에서 미중 사회·인문대화가 처음으로 열리는 게 연관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중 고위층은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이 매우 양호하고도 정상적인 관계임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미 정상이 마라라고와 함부르크 정상회담 이래 양국 지도자와 고위층이 긴밀히 왕래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방중에 앞서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