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산 석탄의 수입 중단을 선언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북한에서 1억3800만달러(약 1570억원) 규모의 석탄을 수입했다. 북한의 수출을 10억달러 이상 감축시키는 새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발효되기 직전에 이뤄진 거래다.

26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국가별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북한으로부터 1억3814만달러 규모인 163만6591t의 석탄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2월19일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올해 연말까지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이후 5개월 만에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재개한 것이다. 8월 석탄 수입량은 지난 2월 수입금지 중단 조치 전 6개월간 월평균 수입량에 상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석탄 수입이 새 대북제재를 실행키로 한 지난 5일 전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5일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이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결의 실행 기한 전까지 중국 영토에 도달한 수입품은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때문에 8월의 석탄 수입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에 대한 일종의 '타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오퉁 카네기칭화 국제정책센터 연구원은 중국의 8월 석탄 수입에 대해 “이론적으로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다”며 “중국은 강력한 새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칠 충격을 걱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채택했다. 중국 정부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의지를 밝히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북한 무역에서 석탄은 단일 품목으로 최대 규모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북한이 지난해 대중 석탄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약 11억8000만달러(약 1조3570억원)에 달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1~8월 중국의 대북수출액은 22억8241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수입 중단의 영향으로 중국의 대북수입액이 13.5%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 기간 중국과 북한 간 무역 총액이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