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 로봇 이용 우려"…"인간통제 불능"

로봇이 세상을 파괴하고 대량 실업을 몰고 올 것이라고 유엔(UN)이 경고하고 나섰다.

범죄조직이나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을 위협하고 세계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이른바 '불량국가'(rogue state)들이 로봇을 앞세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다.

유엔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인공지능(AI) 개발 상황을 모니터하기 위해 만든 '인공지능·로봇공학센터'(CAIR) 개소에 앞서 이런 경고를 내보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엔 "로봇, 세상 파괴·대량 실업 몰고 와"
CAIR은 로봇 보급에 따른 대량 실업 위험에서부터 범죄조직이나 불량국가들의 자동 로봇 배치가 어떤 위협을 가할지 예측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제 사회적·정치적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지역간범죄처벌조사기관(ICJRI) 책임 전략자문관 이라클리 베리제는 네덜란드 일간 '드 텔레그라프'에 "우리가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이 야기될 것"이라며 "일단 소규모로 시작하는 CAIR의 주된 역할은 비즈니스, 지식산업, 시민사회단체, 정부의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 발전을 금하거나 제어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유엔의 목표인 지속가능한 발전에 신기술이 어떻게 공헌할 수있을지 연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베리제는 "다양한 유엔의 기구들이 로봇공학 및 AI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CAIR은 다른 기구들이 임시 가동되는 것과는 달리이 분야에서는 첫 유엔 상설 기구가 된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AI의 획기적 발전으로 일자리의 30%가 위협받고 있다.

몇몇 분야에서는 절반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게 PwC의 진단이다.

세계변호사협회(IBA)는 최근 로봇 등장으로 각국 정부가 인간의 일자리 할당량을 법률로 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은 사람의 통제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자동무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유엔 "로봇, 세상 파괴·대량 실업 몰고 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로봇공학자와 AI 전문가 100여명은 지난 8월 유엔에 무기에 적용되는 AI, 특히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킬러 로봇'(killer robots) 사용 위험에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들은 "치명적인 자동무기는 전쟁에서 '제3 혁명'을 몰고 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무기는 한 번 개발되면 인간이 상상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종전에 없었던 대규모 무력 충돌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런 무기는 폭군이나 테러리스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저지르는 공포의 무기가 될 수 있다"며 "해킹을 당하게 되면 바람직하지 않은 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해 강력한 AI는 인류에게 일어난 가장 좋거나 아니면 가장 최악의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