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만나는 김현종… 미국서 한미FTA 지지 확산 '광폭 행보'
방미 일주일간 상하원 의원·업종별 단체에 호혜성 강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미국 내에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벌였다.

김 본부장은 약 일주일 동안 미 정치권과 재계의 실세들을 두루두루 만나며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고 미국 측의 동향을 파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면담한다.

키신저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세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멘토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이어 미국 내 대표적인 한미우호 협력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등이 참석한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한미 통상장관회담 이후 미국에서 한미 FTA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아웃리치(접촉)'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300만개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강력한 로비 단체인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와 미국 전역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전미제조업협회(NAM) 등 전국적 영향력을 가진 단체들을 만났다.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한미 FTA 폐기가 각 업계의 이해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더 적극적인 폐기 반대 지지활동을 전개하도록 하는 기반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미 FTA로 가장 혜택을 봤고 폐기에 강하게 반대하는 미 농축산업 단체 대표들을 만났다.

돈육협회(NPPC), 육류협회(NAMI), 전미쇠고기협회(NCBA), 곡물협회(USGC) 등으로 이들 단체는 미국 정부에 한미 FTA를 지지하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특히 전미쇠고기협회는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 단체 중 하나로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한국 시장을 경쟁국인 호주에 뺏길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회 간사, 케빈 브레이디 하원 세입위원장, 데이브 리처드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 등 한미 FTA와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상하원 의원 22명을 접촉,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정치·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유대인협회(AJC)도 빼놓지 않았다.

김 본부장의 이런 분주한 움직임은 앞으로 미국과 쉽지 않은 협상이 예견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먼저 개정을 요청한 측은 미국이며 우리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폐기 발언이 실질적인 위협임을 확인하고서 2차 공동위원회를 먼저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협상 자세로 돌아섰다.

김 본부장은 "미 정치권 및 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한미 FTA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며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통상장관회담에서 한국의 한미 FTA 공동연구 제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했지만, 향후 협의에서도 미국에 공동연구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협상에서 미국과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힐 분야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이행이 완전히 안된 부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크다는 게 그 이유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