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두 배로 커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주간 단위)이 두 배로 커졌다. 지난주 송파구에서 시작한 상승세가 강남권을 거쳐 강북 인기 주거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가을 이사철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재건축 사업 진척, 개발 호재 등의 재료가 있는 곳들이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송파구, 2주 연속 전국 1위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9~25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8% 상승했다. 지난주는 0.04% 올랐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5주간 하락세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전 0.01%로 상승반전한 뒤 매주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송파구는 이번주 0.55%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0.29%)에 이어 2주 연속 상승률 1위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안이 지난 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이 단지와 주변 아파트가 최고 1억원 이상 급등했다. 잠실동 학사공인의 이상우 대표는 “8·2 대책 이전보다 더 올라 지금이 최고가”라며 “대책 직후엔 급매물이 더러 나왔지만 지금은 매물이 귀하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2주 전 상승반전한 데 이어 이번주 0.12% 변동률을 보였다. 지난주(0.08%)보다 상승곡선이 가팔라졌다. 강남구는 대책 발표 후 지난주(-0.06%)까지 내리막길을 걷다 이번주 0.1% 상승반전했다. 반면 서초구는 조합원지위 양도제한 금지 영향으로 이번주 0.01% 떨어졌다.

◆인기주거지역 8주 만에 상승

성동구 양천구 동작구 등 서울시내 인기주거지역 아파트값도 8주간의 하락세를 끝내고 보합 또는 상승으로 돌아섰다. 성동구도 지난주(-0.02%)까지 8주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보합(0%)으로 전환했다. 지난주 각각 -0.01% 변동률을 보인 동작구와 양천구도 이번주 0.03%씩 상승했다. 관악구는 지난주 0.02% 떨어졌으나 이번주 0.05% 올랐다.

광진구(0.15%)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등 개발 호재로 지난주(0.11%)에 이어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동서울터미널 인근의 구의동 현대2단지 전용 84㎡는 지난 23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의동 K공인 관계자는 “저층임에도 인근 개발 호재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며 “매수세가 이어지며 한 주 만에 1500만원 오른 매물도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수요가 많은 중구(0.08%) 종로구(0.06%) 등도 지난주보다 소폭 상승했다. 다만 노원구는 지난주 보합(0%)에서 -0.03% 내림세로 전환했다.

◆대구 상승폭 5배 확대

이달 5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지정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0.08% 상승했다. 지난주(0.19%) 대비 상승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같은 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수는 0.14%나 뛰었다. 지난주(0.03%) 상승폭의 5배 가까이 됐다. 수성구 범어동 L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매수 문의는 줄었지만 학군이 우수해 수요는 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지난 2주간 보합(0%)에 그쳤으나 이번주 0.04% 올랐다. 이에 비해 충북(-0.02%) 울산(-0.05%) 등 입주 물량이 많거나 지역 경기가 침체된 곳은 여전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경북(-0.13%)은 2015년 11월 둘째주부터 이번주까지 99주 연속 내렸다. 충남(-0.05%)도 44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