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구리값 폭등…원자재 시장 들쑤셔 놓은 중국 환경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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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과의 전쟁' 돌입한 중국
불법 생산시설 폐쇄 등 강력 단속
알루미늄 가격 6년 만에 '최고'
철강 생산량도 절반 감축 예고
거래감소 우려…두달 만에 '최저'
당분간 원자재값 변동성 커질 듯
불법 생산시설 폐쇄 등 강력 단속
알루미늄 가격 6년 만에 '최고'
철강 생산량도 절반 감축 예고
거래감소 우려…두달 만에 '최저'
당분간 원자재값 변동성 커질 듯
중국 정부의 환경오염 규제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달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스모그가 심해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당국이 강력한 단속에 나서면서 중국 주요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철강업체가 잇달아 생산설비를 폐쇄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공급 축소 기대에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반면 철광석 값은 거래량 감소 우려로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생산설비 폐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기업인 중국 훙차오그룹은 지난달 생산설비 다섯 개를 없앴다.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산둥성 정부의 단속을 받은 뒤 내린 조치다. 이로 인해 훙차오의 연간 생산량은 268만t 줄어들게 됐다. 이 회사 전체 생산량의 30% 규모다.
이 소식에 8월 초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t당 1만5000위안(약 2270달러)을 넘어섰다. 지난 21일엔 t당 1만6610위안을 기록해 5년11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 인도분 알루미늄 선물 가격도 11.5% 상승했다. 20일엔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t당 2177달러로 올랐다.
중국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올해 상반기 세계 생산량의 59%를 차지했다.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알루미늄산업은 지난 10년간 공급 과잉에 시달려 왔다. 훙차오그룹은 생산량을 2012년 200만t에서 올해 915만t으로 늘렸다. 2002년 540만t에 불과했던 중국의 알루미늄 제련량은 작년 말 4100만t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으로 알루미늄 생산업체 실적은 크게 나빠졌다.
중국 정부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북부 28개 도시에 오는 11월1일부터 5개월 동안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줄일 것을 명령했다. 이들 도시의 알루미늄 제련공장은 중국 전체 생산량의 27.5%인 120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무허가 생산업체들의 폐쇄가 이미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며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보여 올해 4분기 알루미늄 가격이 t당 100달러가량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와 내년 알루미늄 가격 예상치를 기존보다 각각 9%, 5% 상향 조정했다. 구리, 니켈, 아연 등의 가격 전망치도 일제히 올렸다.
◆철강 생산량도 감축
중국 정부는 겨울철에 더욱 심해지는 스모그를 방지하기 위해 철강 생산량도 대폭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최대 철강 생산지인 허베이성 탕산은 생산량을 기존의 절반 가까이 감축하기로 했다. 줄어드는 생산량은 2000만t으로 중국 연간 철강 생산량의 7.5%에 해당한다.
허베이성 한단도 10월1일부터 3월 말까지 철강 생산량을 50% 줄일 계획이다. 허베이성 스자좡과 허난성 안양도 기존보다 30% 정도 감축할 예정이다. 허베이성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바오딩랑팡장자커우를 ‘철강을 생산하지 않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장자커우는 아예 광산이 없는 도시가 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과 톈진, 산둥, 산시 등 수도권 인근 지역의 주요 철강업체에도 생산 억제 조치가 내려졌다. 감산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11월 중순 본격적인 난방이 시작되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철강 생산량 감축과 공사 금지 등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환경보호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철강은 수요를 압도하는 과잉 생산 문제가 심각하다”며 “생산량 감축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환경 오염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로 지난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가격은 수요 감소 우려에 2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환경오염 단속 강화로 항만, 철도, 도로 건설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 둔화로 철강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난방기간(11월15일부터 내년 3월15일)에 대비해 ‘대기오염 개선 작업 방안’을 발표했다. 대기오염 유발 업종의 생산 억제, 석탄 보일러 등 노후 설비 교체 등이 골자다. 철강산업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중점 단속 대상 업종으로 꼽힌다.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당대회와 내년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환경오염 단속도 부쩍 강화했다. 당국은 지난해 1월 시범감찰을 제외하고 올해 9월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환경보호 감찰을 벌였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생산설비 폐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기업인 중국 훙차오그룹은 지난달 생산설비 다섯 개를 없앴다.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산둥성 정부의 단속을 받은 뒤 내린 조치다. 이로 인해 훙차오의 연간 생산량은 268만t 줄어들게 됐다. 이 회사 전체 생산량의 30% 규모다.
이 소식에 8월 초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현물 가격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t당 1만5000위안(약 2270달러)을 넘어섰다. 지난 21일엔 t당 1만6610위안을 기록해 5년11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 인도분 알루미늄 선물 가격도 11.5% 상승했다. 20일엔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t당 2177달러로 올랐다.
중국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올해 상반기 세계 생산량의 59%를 차지했다.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알루미늄산업은 지난 10년간 공급 과잉에 시달려 왔다. 훙차오그룹은 생산량을 2012년 200만t에서 올해 915만t으로 늘렸다. 2002년 540만t에 불과했던 중국의 알루미늄 제련량은 작년 말 4100만t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으로 알루미늄 생산업체 실적은 크게 나빠졌다.
중국 정부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북부 28개 도시에 오는 11월1일부터 5개월 동안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줄일 것을 명령했다. 이들 도시의 알루미늄 제련공장은 중국 전체 생산량의 27.5%인 120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무허가 생산업체들의 폐쇄가 이미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며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보여 올해 4분기 알루미늄 가격이 t당 100달러가량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와 내년 알루미늄 가격 예상치를 기존보다 각각 9%, 5% 상향 조정했다. 구리, 니켈, 아연 등의 가격 전망치도 일제히 올렸다.
◆철강 생산량도 감축
중국 정부는 겨울철에 더욱 심해지는 스모그를 방지하기 위해 철강 생산량도 대폭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최대 철강 생산지인 허베이성 탕산은 생산량을 기존의 절반 가까이 감축하기로 했다. 줄어드는 생산량은 2000만t으로 중국 연간 철강 생산량의 7.5%에 해당한다.
허베이성 한단도 10월1일부터 3월 말까지 철강 생산량을 50% 줄일 계획이다. 허베이성 스자좡과 허난성 안양도 기존보다 30% 정도 감축할 예정이다. 허베이성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바오딩랑팡장자커우를 ‘철강을 생산하지 않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장자커우는 아예 광산이 없는 도시가 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과 톈진, 산둥, 산시 등 수도권 인근 지역의 주요 철강업체에도 생산 억제 조치가 내려졌다. 감산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11월 중순 본격적인 난방이 시작되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철강 생산량 감축과 공사 금지 등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환경보호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철강은 수요를 압도하는 과잉 생산 문제가 심각하다”며 “생산량 감축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환경 오염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로 지난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가격은 수요 감소 우려에 2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환경오염 단속 강화로 항만, 철도, 도로 건설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 둔화로 철강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난방기간(11월15일부터 내년 3월15일)에 대비해 ‘대기오염 개선 작업 방안’을 발표했다. 대기오염 유발 업종의 생산 억제, 석탄 보일러 등 노후 설비 교체 등이 골자다. 철강산업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중점 단속 대상 업종으로 꼽힌다.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당대회와 내년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환경오염 단속도 부쩍 강화했다. 당국은 지난해 1월 시범감찰을 제외하고 올해 9월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환경보호 감찰을 벌였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