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CJ대한통운, 베트남 최대 물류사 품는다
마켓인사이트 9월28일 오후 10시45분

CJ대한통운이 베트남 1위 물류업체 제마뎁을 인수해 동남아시아 물류 시장에 진출한다. 글로벌 5대 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에 따라 2015년부터 해외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CJ대한통운은 동남아 최대 전략적 요충지에 거점을 확보해 그동안의 인수 로드맵에 정점을 찍게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경영에 복귀한 뒤 내건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매출 비중 70%를 목표로 하는 그룹 비전 ‘그레이트 CJ’ 달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마켓인사이트] CJ대한통운, 베트남 최대 물류사 품는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제마뎁의 물류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물류부문 분사를 통해 신설되는 회사 지분 51%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인수 금액은 1억2500만달러(약 1434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1990년 설립된 제마뎁은 물류, 항만, 부동산 개발사업 분야 등에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베트남 최대 물류 업체다.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도 물류 및 플랜트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한 해 매출은 약 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CJ는 이 회사의 항만이나 부동산 개발사업은 빼고 물류 부문만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는 제마뎁의 핵심이자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라며 “CJ로서는 필요한 사업 부문만 전략적으로 인수해 비용을 다소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CJ대한통운은 ‘글로벌 5대 물류회사 도약’이란 목표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CJ는 제마뎁 인수를 통해 베트남-라오스-말레이시아를 잇는 동남아 지역에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 및 인도 물류시장과도 가까워 사업적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2015년 초부터 제마뎁을 사기 위해 각별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 암초를 만나 흔들리기도 했다. 베트남 진출 1세대 기업인 태광실업이 이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서다. 최근 태광실업이 협상을 잠정 중단하면서 CJ가 다시 기회를 잡았다는 후문이다.

CJ그룹은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2015년부터 해외 M&A를 통해 물류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5년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업체 로킨(현 CJ로킨) 지분 71.4%를 4550억원에 사들였다. 2016년에는 말레이시아 2위 종합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인수하고, 중국 3위 가전업체 TCL과 물류 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세웠다. 올 들어서도 중동 물류업체 이브라콤과 인도 다슬로지스틱스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아시아 시장 영토를 확장했다.

2012년 CJ GLS와 대한통운이 합병해 CJ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떠오른 CJ대한통운은 글로벌 M&A 성공에 힘입어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14년 4조560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조819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71억원에서 2284억원으로 급증했다.

정소람/유창재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