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VR 카페 브리즈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주연테크 제공
한 여성이 VR 카페 브리즈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주연테크 제공
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에 있는 가상현실(VR) 카페 ‘VRIZ(브리즈)’. 최근 문을 연 이곳은 PC방 하면 떠오르는 어둡고 칙칙한 공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넓은 식음료 코너가 따로 갖춰져 있었다. VR 게임을 즐기는 공간은 사방이 투명유리로 둘러싸인 고급 노래방과 비슷했다. 70인치 대형 모니터와 시중에 나온 VR 헤드셋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HTC 제품을 설치해 쾌적한 환경에서 VR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용 요금은 30분에 1만원으로 기존 PC방보다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여유로운 독립 공간에서 여럿이 돌아가며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적지 않았다.

중견 PC제조업체 주연테크가 올초 시작한 VR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VR 카페 브리즈는 기존 PC방과 달리 VR 전용의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공간이다. 관련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과 부산 등에서 VR을 체험할 수 있는 영업점이 몇 군데 생겼으나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해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연테크는 지난 2월 서울 홍대점을 시작으로 종로, 수원 영통, 마곡 등 4곳의 지점을 열었다. 지난달 개장한 수원 영통점은 문을 연 지 한 달도 안 돼 전체 좌석 400석이 연일 만석이 되고 있다. 회사 측은 영통점 월간 매출이 1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홍대점의 PC 가동률은 60%가 넘는 등 다른 지점도 인기다.

차별화된 VR 사업을 위해 VR 전문개발업체인 YJM게임즈와 합작법인 주연YJM을 설립했다. 주연테크는 VR 카페 프랜차이즈 운영을, YJM게임즈는 VR게임 개발 및 공급을 맡는다. 또 최근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등 고사양의 온라인게임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높은 사양의 PC를 원하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PC를 기반으로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추후 VR 인기 콘텐츠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언제든 VR공간과 PC공간의 전환이 가능해 가맹점주들의 호응도 높다.

주연테크는 진행 중인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00억원을 VR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400석의 대규모 VR PC방을 1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 김희라 대표는 “VR과 PC가 결합된 형태의 브리즈가 새로운 놀이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신사업이 PC 1세대 업체인 주연테크의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