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들과 노동조합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16개 은행 사측을 대표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사용자협의회 복귀 여부를 놓고 금융노조와 협상을 시작한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용자들이 일제히 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산별교섭체제가 깨졌다. 이전까지 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은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해 각 노조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임금·근로조건 등을 한 번에 협상하고 이를 모든 회사에 적용하는 산별교섭 방식으로 협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공기업 등 17개 회사는 협의회에 복귀했지만 시중은행을 포함한 16개 회사는 복귀하지 않았다. 지난달 하 회장이 복귀 전제조건으로 임금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내걸자 노조가 은행연합회장실을 점거하는 등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서울청사 등에서 집회를 계속하며 “은행들은 무조건 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하고, 이를 방해하는 하 회장은 퇴진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별 은행과 노조 간 갈등도 여전하다. 국민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한 KB금융 계열사 노조 협의회는 노조 측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 안건을 처리하는 11월 임시주주총회 이전까지 윤 회장 반대운동을 계속하고 국민은행장 선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 밖에 성과주의에 기반한 내부성과평가지표(KPI) 개정과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