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 기념시계를 직원들의 생일 선물로 증정하는 내부 규칙을 마련했다. 지난 1일 열린 청와대 오리엔테이션에서 나온 직원들의 ‘건의사항 1호’는 대통령 기념시계 지급이었다. 직원들은 문 대통령에게 “시계 주세요”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저도 아직 못받았어요”라고 대답하는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가 됐다. 대통령 기념시계를 생일 선물로 지급하는 방침이 최근 정해지면서 내년 생일을 기다려야 하는 직원들은 ‘행복한 울상’을 짓고 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청와대에서 언제까지 근무할지 몰라 시계를 못 받고 나갈 수 있다는 불안함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 기념시계는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관리 아래 지급이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7일 문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 방문한 여·야 4당 대표에게도 시계가 선물되지 않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 청와대 참모진과 직원들은 주변에서 대통령 기념시계를 구해달라는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상관인 임 실장이 추석 선물로 시계를 나눠주자고 ‘읍소’했지만 이 비서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 기념시계는 정부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직원들에게 지급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 근무를 시작한 직원에게 기념시계를 나눠줬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비서관급 이상 간부들이 청와대를 떠날 때 증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