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 증인 채택으로 본 올 국감 키워드는 ‘적폐청산’과 ‘갑질근절’이다.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적폐청산’을 들고 나온 데다 여당 뿐 아니라 야당도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불공정거래 근절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정기 국감을 실시한다. 추석 연휴 전 여야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국감 일반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확정했다. 기업인 증인 호출이 잦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증인 38명과 참고인 16명 등 총 54명의 무더기 증인·참고인을 채택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증인 24명, 참고인 23명 등 47명을, 환경노동위원회도 증인 27명, 참고인 72명을 불러들이기로 했다. 이들 상임위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보면 올 국감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무위는 하도급 불공정행위나 하도급 거래 위반 등과 관련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박수웅 한수건설 대표 등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기술탈취 및 하도급 거래 위반으로 이경섭 NH농협은행 은행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산자중기위에서도 중소기업 기술탈취 사례로 김연철 한화 대표이사(기계부문)를 불러들이기로 했다. 한화는 중소기업인 에스제이 이노테크의 태양광 기술 자료를 제공받은 후 해당 중소기업과 거래를 끊어 자체 기술인양 유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과 이갑수 체인스토어협회장 등은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과 관련해 산자중기위로부터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다. 조민수 코스트코 코리아 대표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촉진을 위해 발표하는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지수 중 가장 낮은 ‘미흡’ 등급을 받는 등 동반성장에 대한 노력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불림을 당했다. 환노위도 최규연 안양북부 새마을 금고 이사장을 갑질행위에 대한 질의를 위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적폐청산과 관련된 증인들도 다수를 차지했다. 산자중기위는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 등은 전 정권 시절 해외자원 개발로 인한 부실과 경영 책임을 물어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또 강원랜드 부정채용 비리와 관련해 권혁성 전 강원랜드 인사팀장에 대한 증인 신문도 실시할 예정이다. 일반 증인 채택은 아니지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는 국정원 댓글 사건의 주역인 국정원 심리전단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등에 대한 철저한 국감을를 벼르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